임신 기간에 관계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미국에서 제기됐다. 연구팀은 임신 3기에 백신 접종을 받을 경우 태아에 전달되는 항체 수치가 높다는 연구도 있으나 임신 초기나 임신 전에 백신 접종을 받아도 충분한 보호 효과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4일 미국 코넬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임신 중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위한 가장 좋은 시기는 바로 지금이라며 임신부들이 백신 접종을 받을 것을 권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달 28일 해외 산부인과 학술지(Obstetrics & Gynecology)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을 받은 임신부들은 임신 중 예방접종을 받은 시기에 관계없이 출산 시 태아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중화항체를 전달했다. 연구팀은 임신을 이유로 백신 예방접종을 미루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임신 중 또는 임신 6주 전까지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을 받고 임신 34주 이상 지나 출산한 임신부 1359명을 대상으로 임신 중 백신 예방 접종 시기와 분만 시 탯줄 혈액에서 발견된 항 스파이크 단백질 항체 수준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백신 접종을 받은 임신부의 항체 수준이 임신 3기에 접종 받았을 때 더 높은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임신 초기 및 심지어 임신 몇 주 전에 예방 접종을 받은 산모들도 분만 시 항체 수준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임신부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백신 1차 접종 시기와 관계 없이 예방접종을 마친 모든 임신부가 분만시 산모와 제대혈에서 코로나19 항체인 면역글로블린G(IgG)이 검출됐다.
화이자 또는 모더나 등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접종을 받고 이전에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없는 임신부의 경우 임신 전 또는 임신1기 때 백신 접종을 받았을 때 항체 수준이 가장 낮았으며 3기 이후 백신 접종을 받았을 때 가장 항체 수치가 높았다.
얀센 백신을 접종 받은 임신부의 경우 접종 시기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통상 임신 1기는 14주차까지, 임신 3기는 28주차 이후를 말한다.
임상시험 참가자들 중 20명은 임신 중 백신 추가접종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해당 임신부들 또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산모들에 비해 혈액 및 제대혈에서 더 높은 수준의 항체가 확인됐다. 또 출산까지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은 임신부들의 경우 모체 및 제대혈의 항체 수치가 다른 집단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았다.
연구팀은 “조기에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받을 경우 임신부 자신과 아이를 보호할 수 있다. 그러나 임신 중 언제라도 예방 접종을 받을 수 있으며 출산 시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유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임신을 이유로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미루어선 안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로라 라일리 코넬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학과장은 “임신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독감 및 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과 마찬가지로 엄마와 아이에게 보호 효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국내 방역당국 또한 지난 10월부터 임신부들을 대상으로 위탁의료기관을 통해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 접종을 시행 중이다. 당시 질병관리청은 국내 코로나19 확진 임신부의 위중증률은 같은 연령대 여성에 비해 6배 수준으로 예방접종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또한 지난달 1일 임신부의 백신 접종과 의료적 대처방안 등을 주제로 개최한 전문가 좌담회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은 임신부와 태아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좌담회에 참여한 조금준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백신 접종은 본인과 태아를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여러 연구를 통해 임신부의 백신 접종으로 태아에게 항체가 전달돼 보호받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과도한 걱정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