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설탕 가격이 오른다네요. 저는 미리 좀 쟁여놨어요”(자영업자 커뮤니티)
새해부터 설탕 가격이 치솟으면서 디저트와 음료 업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해부터 설탕 원료인 원당 작황이 좋지 않아 공급량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카페와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사이에선 설탕 사재기 움직임도 포착됐다. 지난해 달걀과 버터·우유까지 제과·제빵용 주요 재료 가격이 동시에 올라 제품가 인상을 공지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4일 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달 31일 기준 설탕 가격은 파운드당 18.88센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저 가격이었던 4월 14.71센트보다 28.3% 오른 수준이다.
설탕 가격 인상은 브라질 가뭄으로 원재료인 원당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브라질은 호주와 함께 원당을 생산하는 주요 원산지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해상 운임도 오르면서 수출입 품목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
제당업계 관계자는 “기후 영향으로 원당 작황이 좋지 않아 공급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며 “지난해 글로벌 해상 운임 역시 200%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해 원당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밀가루·달걀도 올랐는데 설탕까지…가격 인상 불가피”
탄산음료(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설탕 가격이 30%씩 오른다는 글을 보고 미리 설탕을 사뒀다”, “버터부터 밀가루까지 빵에 들어가는 재료는 다 20~30% 올랐는데 설탕까지 오른다니 걱정”이라는 토로가 이어졌다.
새해부터 가격 인상을 결정한 개인 카페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에서 디저트 전문점을 운영하는 사장 A씨는 “설탕은 지난 한해동안 가격이 50% 넘게 올랐고 다른 재룟값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시기에 최대한 버텨보려 했지만 가게 오픈 후 처음으로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설탕 가격 인상이 장기화하면서 식품업계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원당 원가 비중이 높은 탄산음료나 주스를 생산하는 음료 제조 업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업계 관계자는 “탄산음료는 특히 원가에서 원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며 “지난해 원당 가격이 1년 만에 30%가량 올라 원가 부담이 급격하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최근 설탕 대체재로 주목 받는 감미료 역시 원당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높지 않아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유행한 제로 슈거 음료에서 단 맛을 내는 감미료 역시 원당 가격과 비슷해 대체재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