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고도 시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된 가운데 새해를 맞았다. 봉쇄 조치로 지역 감염자는 감소 추세로 돌아섰지만 ‘제로 코로나’로 대표되는 정부의 엄격한 대응에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는 등 정책 지속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구 1300만 명의 도시 시안은 지난달 49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시민들에게 외출 금지령을 내리고 도시를 봉쇄했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전면 봉쇄한 도시는 지난해 우한, 올해 초 스좌좡에 이어 시안이 세 번째다. 2일 기준 시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690명에 달했다.
미국 CNN방송은 12일 동안 시안의 주민들은 집안에 갇혀 있었다며 병마용 등으로 유명했던 이 도시의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고, 텅 빈 공항 등으로 새해를 맞았다고 했다.
CNN은 시안 정부에 대한 좌절과 분노가 이어지고 있으며 대량의 코로나19 검사, 광범위한 검역, 바이러스 재발을 막기 위한 신속한 봉쇄에 의존하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직면한 도전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의 2년 동안 당국의 엄격한 조치는 대중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국가를 보호해 왔지만 지역 감염이 격화되면서 겉보기에는 끝이 없어 보이는 폐쇄의 순환 속 수백만 시안 주민의 외침은 대중들의 지지가 줄어들기 시작되기 전 제로 코로나 정책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CNN은 지난주 소셜미디어에는 시안 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로 넘쳐났다며 시안 주민들은 정부의 라이브스트림 방송에서 식료품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현재 당국의 검열에도 중국 웨이보에서는 ‘시안의 식료품 쇼핑은 어렵다’는 해시태그가 3억8000만 건의 조회를 기록하고 있다.
봉쇄 초기만 해도 시안 주민들은 이틀에 한 번씩 식료품 구매를 위해 외출할 수 있었지만 확진 사례가 계속 증가하면서 봉쇄 조치는 더욱 강화돼 모든 주민은 대규모 검사를 위해 외출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이상 집에 머물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 남성이 만두를 들고 집에 들어가려다가 방역 요원에게 붙잡혀 구타당하는 장면이 웨이보에 올라오면서 주민들의 분노를 촉발하기도 했다. 계속된 항의에 경찰은 가해 2명을 7일간 구금하고 200위안(약 3만7000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국은 공개적으로 감염을 억제하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시안 당국 방역 책임자 두 명이 해임되기도 했다. 시안의 성도인 산시성 공산당 서기는 제로 코로나를 달성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CNN은 중국의 이런 노력 속 지난 2일 시안의 일일 확진자는 처음으로 감소하고 다음날에는 확진자가 92명으로 줄었다고 했다. 이어 만약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과거 다른 도시처럼 성공적으로 감염을 억제할 수 있지만 감염 억제를 위한 정부의 엄격한 대응이 지역 경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