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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손으로 저금통 놓고 간 형제…“어려운 사람 도와주세요”

입력 | 2022-01-04 11:14:00

충남 공주 금학지구대 현관 앞에 놓인 쇼핑백(왼쪽)과 현금 100만8430원이 들어있던 돼지저금통 3개. 공주경찰서


한 초등학생 형제가 게임기를 사려고 모은 돈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 달라며 경찰 지구대에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4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충남 공주 금학지구대에 쇼핑백 손잡이를 한쪽씩 들고 나타난 어린이 2명이 현관 앞에 가방을 놓고는 이내 돌아가는 모습을 당시 근무 중이던 윤여선 순경이 목격했다고 한다.

윤 순경은 아이들이 놓고 간 종이가방 안을 살폈고 돼지 저금통 3개와 손편지 2장을 발견했다. 곧바로 아이들을 뒤쫓아가려 했지만 이미 시야에서 사라졌다.

형제의 편지에는 “게임기를 사려고 모으고 있었어요. 조금밖에 안돼요”라면서도 “그래도 어려운 사람 도와주세요. 경찰 아저씨 감기 조심하세요”라는 따뜻한 글이 담겼다.

돼지 저금통 3개와 함께 있던 손편지 2장. 공주경찰서 


그 옆으로 돼지 저금통 3개 안에는 현금 100만8430원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게임기를 사려고 용돈을 한 푼 두 푼 모았을 텐데, 세밑에 선뜻 두고 간 마음 씀씀이가 천사처럼 너무 곱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공주경찰서는 형제가 맡긴 현금과 금학지구대 직원들이 1년간 모은 돈을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금학지구대에 쇼핑백을 놓고 간 형제를 찾아 표창을 수여할 방침이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