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은 해외법인 지원과 국내 사업을 함께 맡아온 본사 조직을 글로벌 헤드쿼터(HQ)와 한국식품사업으로 이원화한다고 4일 밝혔다. 글로벌 HQ는 마케팅과 연구개발(R&D), 생산 등 주요 기능을 맡아 국내·외 사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된다.
특히 글로벌 HQ 아래 식품성장추진실을 신설해 만두·치킨·김·김치·K소스·가공밥 등 6대 글로벌 전략 제품(GSP)을 육성할 계획이다. 식품성장추진실은 CJ제일제당이 미래 글로벌 먹거리로 꼽은 식물성 식품 사업과 스타트업 투자 등 미래 신사업 발굴도 함께 맡는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선보인 뒤 비건 인증을 받은 식물성 만두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을 국내와 호주, 싱가포르 등지에서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이 유럽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시장의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럽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8조 원으로 2015년부터 매년 평균 3.9%씩 성장하고 있다. 비비고는 거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4200억 원, 16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유럽에서의 매출은 1000억 원도 안 된다. CJ제일제당 측은 “지난해 처음 비비고 매출 2조 원을 돌파해 향후 매출 3조 원을 달성하려면 유럽 시장 성적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가별 맞춤형 전략도 더 세분화할 예정이다. 동유럽에서는 대형마트 안에 ‘숍인숍(shop-in-shop·가게 속의 가게)’ 형태의 ‘비비고 투고’ 매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달 루마니아 까르푸 매장에 비비고 투고 1호점을 열어 만두, 치킨 등을 활용한 메뉴 20종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계기로 해외 사업의 추진력을 더욱 높이고 글로벌 종합식품회사의 비전 달성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