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감염력 높은 코로나19 새 변이주 오미크론 유행으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신년 최대 지정학적 리스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제로 코로나 정책은 봉쇄와 통행금지 등 이동을 제한하는 엄격한 방역 정책으로, 코로나19 확산 초기 싱가포르 등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채택했다.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서방 국가를 중심으로 코로나 감염 속에서도 경제 활동을 정상화하는 ‘위드 코로나’가 실시됐고, 많은 아시아 국가들도 이에 동조했다.
중국 역시 오미크론 출현 직전 유럽의 확진자가 급증하자 관영언론을 통해 유럽의 위드 코로나를 비판하고,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의 우월성을 선전하기도 했다.
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은 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팬데믹 3년차인 2022년 최대 글로벌 리스크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실패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인플레 압박을 가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사장 겸 설립자와 클리프 쿠프찬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보고서에서 “부유한 국가들엔 사망을 예방하는 높은 백신 접종률과 치료제로 팬데믹 종식이 곧 다가올 일이지만, 중국과 같은 대부분의 국가는 더 힘든 시간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2022년에는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도 감염력 높고 백신 효과가 제한적인 오미크론을 억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대규모 발병이 이뤄지고 더 엄격한 봉쇄 정책이 취해지면 경제 혼란이 가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팬데믹 첫 해인 2020년에는 이런 정책이 성공했지만, 오미크론이란 ‘복병’을 만났다는 게 브레머 사장과 쿠프찬 회장의 주장이다.
그들은 “중국 인구는 사실상 오미크론 항체를 갖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 2년간 닫아뒀던 나라를 풀면 리스크가 훨씬 커질 것”이라고 했다.
또 “이는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앞두고 나라를 이끌어가려는 방향과 정반대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팬데믹 초기 제로 코로나 정책 성공과 시 주석의 개인적 믿음 때문에 이제 노선을 바꿀 수 없게 돼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실패는) 세계 공급망 혼란 가중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해운 차질, 코로나19 발병, 인력난과 원자재 및 장비 부족 등으로 가용 재화가 줄고, 해운 운임 상승은 또한 컨테이너를 구하지 못하는 중소 기업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공급 차질이 2022년 해소되더라도, 많은 부문에서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2022년 세계가 맞이할 다른 지정학적 리스크로는 Δ거대 기술기업의 영향력 확대 및 이로 인한 정부와 기술기업 간 갈등 Δ미국 중간 선거와 이후의 혼란 Δ시진핑 장기집권 공고화로 인한 중국 내부 문제 Δ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갈등 Δ이란 핵 Δ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기후변화 대응 지연 Δ미·중의 국내 문제 천착으로 인한 글로벌 권력 공백 Δ문화 전쟁 속 기업 비용 증가 Δ터키 저금리 리스크 등이 꼽혔다.
기술기업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테크노폴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미국이나 유럽, 중국 등 각국 정부는 규제 강화를 시도하지만 기업의 부상을 늦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봤다. 특히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의 안전하고 윤리적인 이용에 대해 기업과 각국 정부가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미·중 또는 미·유럽 간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내년 11월 미국의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의 상하원 과반수 탈환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데, 이를 두고 민주당은 공화당이 주도한 투표제한법을 탓하고, 공화당은 2020년 대선 부정 의혹을 또 다시 들고 일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이 경우 공화당이 조 바이든 대통령 탄핵에 나서면서 정치 신뢰도는 한층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중이 국내 문제에 천착,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지 않고 중국도 이 역할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로 인해 전쟁 가능성은 줄면서도, 세계적 과제 대처에서 지도력이나 협조의 결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