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둔화부터 원자재 시장의 ‘그린플레이션’까지 올해 세계 경제를 정의할 10가지 트렌트에 파이낸셜타임스(FT)가 주목했다. FT는 최근 오피니언을 통해 모건스탠리투자관리의 푸치르 샤르마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예상한 올해 세계경제 10대 트렌트를 소개했다.
◇출산율 몰락
첫번째는 베이비붐에 정반대 개념인 베이비 버스트(baby bust), 출산율 감소다. 감염 우려에 집에 함께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부부나 커플 사이 기회는 넘쳐 난다. 하지만 지금처럼 폐쇄된 세상에서 출산 욕구는 확실히 떨어졌다.
◇중국 둔화
두번째는 중국 둔화(China peak). 인구 증가세는 둔화하고 부채는 늘어나며 지난해 중국이 세계 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줄었다. 팬데믹 이전 30%를 넘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중국이 경제 중심을 대외 무역에서 국내 시장수요 확대와 자립으로 옮기며 외국과의 관계가 느슨해졌다고 샤르마 CIO는 지적했다. 샤르마 CIO에 따르면 5년 전 중국과 이머징 GDP는 거의 순상관관계였지만, 이제는 무상관(0)에 수렴된다. 샤르마 CIO는 “성장 엔진으로서 중국은 절정이 지나갔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빚의 함정
세계 중앙은행들이 찍어낸 돈으로 금융시장은 계속 부풀어 올랐고 빚은 더 깊은 함정으로 빠져 들고 있다. 빚에 중독된 사회들은 파산과 전염의 공포로 인해 빚을 끊어 내기 더욱 힘들 것이라고 샤르마 CIO는 경고했다.
◇인플레이션
네번째는 1970년대와 다른 인플레이션(Not the 1970s). 일할 사람은 없고 정부 지출과 공공 부채는 늘어나며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1970년대와 같은 두자릿대 인플레이션은 아닐 것이라고 샤르마 CIO는 예상했다.
올해 정부지출은 완화하고 기술진보가 이어지며 물가를 계속해서 지긋하게 누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최대 위험은 자산 가격. 금융시장은 글로벌 경제 규모의 4배로 커졌다. 시장에 균열이 생기면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이 뒤따르기 마련이라고 샤르마 CIO는 말했다.
다섯번째는 친환경에 따른 인플레이션,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 기후변화 대응으로 구리, 알루미늄과 같은 금속 원자재 수요가 급증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친환경을 부르짖는 정치로 인해 모든 종류의 원자재 공급이 줄어든 것은 덜 알려진 팩트다.
지난 5년 동안 석탄, 석유에 대한 투자가 급감하면서 원자재 시장에서 1973년 이후 최대폭으로 가격이 오르는 그린플레이션이 나타났다고 샤르마 CIO는 지적했다.
◇생산성 역설부터 실물경제까지
이외에 그는 생산성 역설(Productivity paradox), 정보 지역화(Data localisation), 거품 붕괴(Bubblets deflate), 개미의 후퇴(Retail cooling), 실물경제(Physical matters) 등도 내년 경제를 정의할 트렌드로 꼽힐 수 있다고 예상했다.
생산성 역설과 관련해 샤르마 CIO는 기술변화에도 낮은 생산성이 여전한 추세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일하는 시간은 늘었지만 생산은 더 줄었다는 것이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터넷 트래픽은 폭증했지만, 희망과 달리 정보에 대한 정부통제는 더욱 강력해져 정보가 지역화하고 있다고 샤르마 CIO는 설명했다. 또 암호화폐부터 친환경 에너지와 기술 기업까지 거의 모든 것에 거품이 끼였고 붕괴할 위험이 있다. 거품과 더불어 늘어난 개인투자자(개미) 역시 거품 붕괴와 함께 가라 앉을 수 있다.
끝으로 메타버스(가상현실)의 인기에 실물경제가 사라질 것 같지만, 현실세계는 정반대로 흘러가며 디지털 세대들은 물리적 피난처를 더 찾는다. 밀레니얼(M)과 Z로 상징되는 신세대는 지난해 집값을 끌어 올린 주요층이라고 샤르마 CIO는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