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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등 韓 반도체·배터리 업체들, 미국서 로비전 확대”

입력 | 2022-01-04 14:59:00


국내 반도체 및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정치권에 대한 로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LG 에너지 솔루션은 미국 워싱턴DC에 로비 사무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익명의 LG솔루션 관계자는 FT에 “미국 정부나 의회와의 네트워킹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워싱턴과 연결 고리가 있는 미국인을 채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 관계 악화, 국제 무역 질서 변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구에 맞춰 우리는 글로벌 어젠다에 신속히 대응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우리의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기 위해 효과적인 채널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를 완료하기 위해 지난달 미국에 국제 지부를 설립했고, SK의 에너지 관련 계열사 SK E&S도 올해 뉴욕 사무소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FT는 전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 미주총괄 조직의 수장을 부사장급에서 사장급으로 격상시켰다.

FT는 “삼성, 현대, SK, LG 등 한국 4대 기업들은 반도체나 차량용 배테리 등 민감한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라는 미국의 압박을 받았다”며 “이들 기업들이 로비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들이 미국 정부와 정치권을 대상으로 로비를 확대하려는 것은 미중 갈등과 같은 글로벌 이슈에 자신들의 입장을 정확히 그리고 신속히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경쟁사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워싱턴DC에서 로비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FT에 따르면 TSMC는 지난해 미 상공회의소 임원을 지낸 니컬라 몬텔라를 대관업무 수장으로 영입했고, 2019년에는 인텔 로비스트 출신 피터 클리블랜드를 글로벌 정책·법률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TSMC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520억 달러(약 62조원) 규모 반도체 보조금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