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호재로 집값이 급등한 지역에서 최근 신고가보다 억 단위 이상 낮은 가격으로 계약이 체결되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통 호재를 타고 급등한 집값에 대한 피로감,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대출규제, 금리인상 등이 맞물리는 가운데 반드시 처분해야하는 급매물 위주로 소진되며 하락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도자도, 매수자도 관망세가 짙어지는 상황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청약이 흥행한 단지에서 미계약분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더삽그린워크 3차 전용 84㎡는 지난달 8일 10억2000만원(11층)에, 2일 10억4000만원(25층)에 거래가 체결됐다. 10월26일 11억6000만원(22층)에 손바뀜 된 것과 비교하면 각각 1억4000만원, 1억2000만원 차이다.
인천은 지난해 상승률이 전국에서 제주 다음으로 높은 지역이었다. 특히 송도동이 있는 연수구의 상승이 돋보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7일 기준 인천의 누적 상승률이 15%, 연수구는 33%를 훌쩍 뛰어넘었다. ‘탈서울’ 행렬의 수혜를 많이 입은 지역이고, 송도~마석을 잇는 GTX-B 노선의 호재가 집값을 더욱 띄웠다.
GTX-C 노선 추가연장 소식을 타고 집값이 급등한 인덕원역 주변 안양, 의왕도 비상이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인덕원대우의 전용 84㎡는 8월3일 12억4000만원(16층)까지 거래됐다가 그 뒤 거래된 6건이 모두 9억원대에서 손바꿈됐다.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 센트럴 자이 전용 84㎡도 8월10일 신고가 13억원(6층)에서 11월25일 11억500만원(9층)으로 2억원 내렸다. 의왕내손e편한세상은 전용 84㎡가 지난달 8일 9억1000만원(9층)에 팔렸다. 10월 기록한 신고가가 12억5000만원(19층)이었으니 3억5000만원 가까이 빠진 것이다.
GTX-A의 수혜 지역인 동탄이 속한 화성시는 아예 주간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달 13일부터 27일까지 전주 대비 각각 0.02%, 0.02%, 0.03%의 하락률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신고가보다 낮게 체결된 계약이 증여성 거래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만, 급등한 지역은 조정장이 올 가능성이 높다는 데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하락 거래 중에서는 증여로 가격이 낮아진 매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GTX 등 호재로 올랐던 경기도 지역들은 우려스럽게 보고 있었고, 이 지역은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