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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 살해’ 유족들 “경찰이 좀 자세히 봤더라면” 오열

입력 | 2022-01-04 16:47:00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가 직원을 70㎝ 길이 막대로 찔러 사망하게 한 혐의 사건의 피해자 유족들이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경찰이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 봐줬으면 아들이 살아있을지 모른다”며 눈물을 흘렸다.

피해자 유족들은 4일 오후 3시께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이들은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과 만났다.

취재진이 ‘경찰이 한번 출동했다가 철수했는데 어떻게 보나’라고 묻자, 피해자의 부친은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 봐줬으면 아들이 살아있을지 모른다”며 울먹이며 답했다.

또 “이 추운 겨울에 누가 하의를 벗고 자나. 처음 신고했을 때 그거부터 미심쩍다는 생각이 들었어야 한다”며 “아무리 술을 먹었어도 하의가 벗겨져 맨바닥에 누워있는데 그 상황을 보고 술 취한 사람 취급하고 가버린 게 제일 미흡하다”고 했다.

피해자의 누나는 “일단 동생이 (대표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는 안 했고 명절이나 생일도 잘 챙겨줬고 착한 사람이라고 했다”면서 “그냥 착하고 성격이 좋다고 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장례식장에 가서 (동생) 사체를 확인할 때 얼굴이 빈틈없이 멍이 있었다”면서 “검안을 하셨던 분은 엉덩이가 다 터져있었다고 했고, 양팔에는 방어흔으로 보이는 것도 있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볼 때는 경찰이 격하게 흔드는 것을 못 봤다”며 “술 취한 사람이 횡설수설하면서 신고했다는데 이 사람 말을 믿고 간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 A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직원 B씨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70㎝ 길이의 막대를 고의로 몸 안에 찔러 넣어 장기가 손상돼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후 A씨는 경찰에 “자고 일어나니 B씨가 의식이 없다”며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에 “함께 술을 마셨는데 B씨가 음주운전을 하려고 해 이를 말리다가 폭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초 A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긴 플라스틱 막대에 찔려 장기가 손상돼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토대로 살인죄로 혐의를 변경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영장을 발부했다.

당초 A씨는 같은 날 오전 2시10분께 “누나가 폭행당하고 있다”며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가정폭력을 의심했으나 현장에 누나는 없었고 A씨와 B씨 밖에 없었다고 한다. 만취한 A씨는 경찰관들에게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CCTV 확인을 요구하자 A씨는 이를 거절하며 “내가 나중에 따로 남성을 고소하겠다”고 말했으며, 경찰은 당시 센터 바닥에 누워있던 B씨의 어깨를 두드리고 가슴에 손을 얹어봤지만 그가 자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A씨는 B씨에 대해 “이번 사건과 상관이 없는 사람이고 술에 취해 잠들어 있으니 건들지 말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경찰은 A씨가 신고 내용을 부인하고 현장에서 별다른 범죄 정황을 발견하지 못해 철수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