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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22사단 철책 뛰어넘은 김 씨 ‘월북’ 아닌 ‘귀순’으로 오판

입력 | 2022-01-04 16:52:00

전방지역 00부대 휴전선 철책에서 새로 설치된 광망을 점검하고 있는 병사들. 병력 중심의 최전방 경계태세를 첨단 과학장비로 개편하고 있지만, 총체적인 전방 경계시스템을 수정하지 않는 한 재발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크다. 2019. 03.13 사진공동취재단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을 뛰어넘은 월북자 김모 씨(30)와 관련해 군은 김 씨가 월북할 당시 ‘월북’이 아닌 ‘귀순’으로 파악하고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군은 1일 발생한 강원 고성 22사단 GOP(일반전초) 철책을 넘은 김 씨가 열상감시장비(TOD)에 포착됐지만 월북이라 생각하지 않고 귀순이라 판단했다.

김 씨는 1일 오후 6시 40분 22사단 GOP 철책을 뛰어넘었다. 이 장면은 CC(폐쇄회로)TV에 포착됐지만 감시병이 놓쳤다. 철책 광망이 울려 현장에 출동했던 초동조치반은 철책만 확인한 뒤 ‘이상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어 철책에서 북쪽으로 1km가량 떨어진 GP 보급로 일대에서 김 씨를 처음 인지할 당시 22사단은 그가 북한에서 넘어온 귀순자라고 오판까지 한 것이다.

군 당국의 오판으로 인해 대처가 늦어졌다면 대대에서 군단에 이르는 책임자 문책론이 거세질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2020년 11월 귀순한 김 씨는 13개월 만인 1일 월남(越南)했을 때와 동일한 방식과 경로로 다시 월북(越北)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군의 최전방 경계태세와 신변보호 대상인 탈북민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씨의 월북이 간첩활동을 위한 위장 귀순한 것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당국은 일단 “대공 혐의점은 없다”고 밝혔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