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2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기 전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연계된 당대표 책임론까지 거세지면서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제외한 선대위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등 국민의힘 내부 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윤 후보 측 인사들의 거취 압박과 당내 의원들의 모임, 연판장, 지도부 무력화 시나리오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 대표 사퇴 여론이 분출되고 있다.
4일 국민의힘 중진, 재선 의원들은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당 혼란을 수습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오전에도 송석준 의원 등 약 11명이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지만 의총은 개최되지 않았다. 오는 5일에는 초선 의원들도 자체 총회를 열어 당내 현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당 소속 의원 및 당원 상당수는 이 대표의 ‘백의종군’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일괄 사퇴를 했는데도 이 대표가 당 위기에 책임감 없이 일종의 ‘개인플레이’를 한다는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날(3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한 의원이 이 대표의 ‘만약 두 최고위원(김재원, 조수진)께서 대의를 위해 희생을 선택하시면 즉각적으로 대체 멤버를 준비하겠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최고위원에) 임명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전하자, 내부에선 이 대표에 대한 격앙된 목소리까지 나왔다고 한다.
김경진 선대위 공보특보단장은 4일 라디오에 출연해 “당내 10명 중 7~8명은 이 대표가 백의종군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이 대표 사퇴론을 공개 거론했다.
김용남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도 전날(3일) 라디오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정작 나가야 할 한 사람이 안 나가고 모든 사람이 나가고 있다”고 비꼬았다.
김민전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까지 거론하며 “성 상납 의혹을 받는 대표가 선거 기간에 당을 책임진다는 것은 국민의 지탄을 받기 쉬운 것도 사실”이라며 “적어도 선거 기간만이라도 이 대표가 스스로 직무 정지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아름다운 정치가 아닐까 한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당 일각에선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자는 주장까지 흘러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후보 빼고 다 바꾸자는 자성이 목소리가 나오는 데도 이를 무시하고 있는 한 사람이 누구냐”라며 “지지율 하락과 당 내홍에는 모두 잘못이 있으니 직책이 있는 사람부터 책임지자는 건데 (책임을) 통감하지 못한다면 공개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다”고 했다.
9명 지도부 일원인 김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이 사퇴하면서 산술적으로 7명이 남게 됐고, 이 가운데 선출직 최고위원 4명 중 3명이 추가로 사퇴하면 당헌상 ‘의결정족수 5인 이상’을 채우지 못하게 된다.
당 관계자는 “선출직 중 3명이 추가 사퇴하면 의사결정 기구인 최고위가 아닌 최고위원들의 간담회로 사실상 격하되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