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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월세 받으러 갔더니…고양이 30마리 ‘우글우글’

입력 | 2022-01-04 17:41:00

고양이보호단체 ‘나비야사랑해’ 제공


좁은 오피스텔에 고양이 30여 마리가 버려진 채 발견돼 공분을 사고 있다.

고양이보호단체 ‘나비야사랑해’(대표 유주연)는 지난달 말 서울 동대문구의 한 오피스텔에 30여 마리의 고양이들이 살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찾았다.

다급하게 들어간 집 내부 상태는 꽤 심각했다. 벽지는 갈기갈기 찢겨 있었고, 창문 아래에는 쓰레기들이 널려 있었으며, 집 곳곳에는 고양이 배설물이 나뒹굴었다.

총 32마리의 페르시안 고양이들은 오피스텔 안 좁은 옷장과 서랍 등에 들어가 있었다. 화장실 세면대 위와 변기 주변에도 몰려 있었다. 생김새가 비슷한 것으로 보아 한배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고양이보호단체 ‘나비야사랑해’ 제공


고양이들은 이 오피스텔 주인이 몇 달째 밀린 월세를 받기 위해 임차인을 찾아갔다가 발견했다. 임차인은 이후 고양이들의 소유권을 포기한다는 각서를 쓰고 오피스텔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인은 고양이들의 사료와 물을 챙기며 돌보다 최근 동물구호단체에 도움을 청했다. 현재는 나비야사랑해 측이 수시로 오피스텔을 방문해 고양이들을 관리하고 있다.

단체 측은 “이달 9일 이 고양이들의 건강검진과 중성화 수술을 앞두고 있어 치료비 후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또 “한 달 뒤 해당 오피스텔을 비워야 하기 때문에 임시 거처 마련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주연 나비야사랑해 대표는 “처음엔 고양이 2~3마리만 키웠다가 숫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동물을 키우다 방치하는 것은 보호나 사랑이 아니다. ‘애니멀 호더’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뉴스1에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