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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역사 간직한 남해 죽방렴, 유엔 ‘세계중요농업유산’ 인정받을까

입력 | 2022-01-05 03:00:00

해수부,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된 ‘남해 죽방렴 어업’ 전경. 남해군 제공


경남 남해군의 죽방렴(竹防簾)이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됐다.

남해군은 해양수산부가 최근 창선면 지족해협에 있는 죽방렴 어업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GIAHS)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세계중요농업유산은 FAO가 세계적으로 독창적인 농업 시스템(어업, 임업 등 포함)과 생물다양성 및 전통 농어업 지식 등을 보전하기 위해 2002년부터 운영해 온 제도다. 2019년까지 21개국 57개의 세계중요농업유산이 등재됐다.

남해 죽방렴은 500년 역사의 전통식 어구를 활용한 원시적인 멸치잡이다. 국내에서는 남해군 지족해협 23곳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지족해협 곳곳에 길이 10m 안팎의 참나무 기둥 수백 개를 박아 ‘V’자형으로 울타리를 만들며, 조류가 흘러오는 방향을 향해 V자를 벌려 설치한다. 밀물 때 바닷물과 함께 밀려온 멸치가 썰물 때 바닷물이 빠지면서 V자형 울타리에 남게 되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울타리에는 그물이 쳐져 있고, 통로 끝에 불룩한 통발(임통)이 설치돼 있어 멸치 등 물고기가 그 안으로 흘러들게 되는 것. 이 같은 죽방렴 방식으로 잡은 멸치에만 ‘남해 죽방멸치’라는 이름을 쓸 수 있다.

남해 죽방렴은 역사성과 차별성, 우수성, 자연 생태적 가치 등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12월 21일 ‘국가중요어업유산’ 제3호로 지정됐다. 국내에서는 완도 청산도 구들장 논, 제주 밭담 농업 시스템, 하동 전통차 농업 시스템, 금산 전통 인삼농업 시스템 등 농업 분야 4건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이름을 올렸다.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여부는 GIAHS 기술위원의 서류평가와 현장 방문, 세계중요농업유산 집행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남해군은 죽방렴이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되면 세계적으로 남해 멸치와 관광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죽방렴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면 고품격 관광휴양도시를 꿈꾸는 남해의 브랜드 가치 향상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