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역 1000여명 동시 강제격리 “춥고 음식도 없는 시설” SNS 호소 당국, 과잉방역 비판에도 경찰 늘려 올림픽 앞 ‘제로 코로나’ 고수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23일부터 도시 전체가 전면 봉쇄된 중국 산시(陝西)성의 성도 시안(西安)에서 주민 1300만 명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식량과 생필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만두 등을 사러 나갔다가 방역요원에게 구타를 당했다. 확진자가 단 1명만 발생해도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중국 특유의 ‘제로(0) 코로나’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미국 CNN 등에 따르면 1일 시안 남부의 주택단지에서는 거주자 1000여 명이 불시에 격리시설로 강제 이송됐다. 고령자, 어린이, 임산부 등 주민들은 밖에서 혹한에 떨며 몇시간 동안 대기하다 버스 30여 대에 태워졌다. 시설에 도착한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무것도 없다. 춥고 음식도 나오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웨이보에는 한 남성이 만두를 사서 집으로 돌아가다가 방역요원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논란이 커지자 당국은 요원들에게 구류 7일과 벌금형을 선고했지만 ‘과잉 방역’ 비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국이 식료품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생중계 기자회견의 온라인 채팅창에도 악플과 비난이 쏟아졌다. 한 대학원생은 “2주간 라면만 먹었다. 이제 5개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고 다른 주민은 “밤에 도둑처럼 몰래 나가 식량을 사와야 한다”고 가세했다.
실제 인구 110만 명인 허난성 위저우시 또한 2, 3일 양일간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가 3명 나왔다는 이유로 4일 도시 전체를 봉쇄했다. 이곳에서도 통행허가증을 가진 차량 외에는 모든 교통수단의 운행이 중단됐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