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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들이 내려온다, 미술관이 들썩인다

입력 | 2022-01-05 03:00:00

2022 눈에 띄는 개인-회고전 5선
미디어아트 권위자 히토 슈타이얼, 한국 근대 조각의 선구자 권진규
호남 서양화단의 거목 임직순, 줄무늬로 세계적 명성 다니엘 뷔렌
‘아니마투스’ 연작 화제 이형구




올해 미술계는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국내 미술관들은 회화, 미디어아트,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기획전보다는 개인전에 무게를 뒀다. 한국 근대 주요 예술가들의 회고전을 마련했고, 해외 유명 작가의 전시도 눈길을 끈다.

국내 작가로는 1세대 조각가 문신(1922∼1995)과 권진규(1922∼1973), 비디오아트 창시자 백남준(1932∼2006), ‘색의 화가’ 임직순(1921∼1996)의 전시가 예정돼 있다. 해외 작가 는 미디어아트의 대가 히토 슈타이얼(56), 일본 대표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59), 유리 공예가 장미셸 오토니엘(57), 프랑스 ‘국민 화가’ 조르주 루오(1871∼1958), 줄무늬로 유명한 설치작가 다니엘 뷔렌(83)이 각각 개인전을 연다. 이 중 주목할 전시 5개를 소개한다.


○ 국립현대미술관 ‘히토 슈타이얼’


히토 슈타이얼의 ‘소셜심’(2020년).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독일 출신의 슈타이얼은 영국 미술잡지 ‘아트리뷰’가 2017년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꼽았다. 그는 미술관을 전쟁터 혹은 공장에 비유하며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질문해왔다. 뉴미디어를 활용해 디지털 시대, 글로벌 자본주의 등 첨예한 이슈를 다룬다. 올 4월부터 9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국내 첫 개인전에서는 코로나19를 주제로 한 신작도 공개한다.


○ 서울시립미술관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展’


권진규의 ‘자소상’(1968년).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권진규는 국내 근대 조각의 선구자로 통한다. 동시대 미술은 외국 작품을 모방하는 것이라 여긴 그는 ‘한국적 리얼리즘’을 정립하고자 노력했다. 지난해 7월 권 작가 유족은 작가의 조각 96점, 회화 10점, 드로잉 6점 등 141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3월 24일부터 5월 22일까지 권진규 컬렉션을 포함한 주요 미술관 소장품을 선보인다.


○ 광주시립미술관 ‘색채의 마술사, 임직순 탄생 100주년展’


임직순의 ‘포즈’(1978년).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충북 괴산 출신인 임직순의 작품은 호남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난해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은 전남 출신 근현대 거장들의 작품 30점을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하며 임직순의 ‘포즈’도 포함시켰다. 조선대 교수로 재직한 그는 ‘한국적 인상파’라는 화풍을 구축하고 1974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광주에 머물며 호남 서양화단의 기틀을 마련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의 전시(4월 16일∼6월 12일)에서는 임직순 작품 70여 점과 아카이브 자료를 만날 수 있다.


○ 대구미술관 ‘다니엘 뷔렌’


다니엘 뷔렌의 스트라스부르 현대미술관 ‘아이의 놀이처럼’(2014년). travail in situ. 대구미술관 제공 ©DB-ADAGP

줄무늬로 유명한 프랑스 설치미술가 뷔렌은 주로 전시 장소에서 영감을 얻은 뒤 현장에서 공간과 관객, 작품과의 유기적 관계를 고려해 작업한다. 뷔렌은 1960년대 중반 줄무늬 작업을 도입했다. 7월 5일부터 12월 25일까지 열리는 전시를 위해 작가는 6월 중순 내한해 대구미술관 야외공원부터 전시장까지 내외부에 설치작업을 진행한다.


○ 부산시립미술관 ‘한국현대미술작가조명Ⅳ―이형구’(가제)

이형구의 ‘Felis Catus Animatus & Mus Animatus’(2006∼2007년).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동시대 예술가에게 주목해온 부산시립미술관은 한국 미술사에서 괄목할 만한 작가로 올해 조각가 이형구(52)를 꼽았다. 그는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다. 당시 그는 애니메이션 동물 캐릭터의 가상 골격을 만든 설치 작업 ‘아니마투스’ 연작을 선보였다. 전시(3월 29일∼8월 7일)에서는 그의 초기 연작부터 2022년 신작까지 약 20년간의 작품 활동을 총체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