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뉴스1 © News1
그럼에도 회사 매출은 꾸준히 성장해 연간 8000억원을 기대하고 있고, 향후 1조원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거액의 횡령 사태를 겪으면서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1997년 D&D시스템으로 출발해 건강보험 청구 소프트웨어를 시장에 선보였다. 이후 회사는 치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02년 임플란트연구소를 설립했고, 2006년에는 사명을 오스템임플란트로 바꿨다. 회사는 빠르게 몸집을 키웠고, 지난해는 3분기까지 누적 586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시장에서 선전한 결과다. 이에 따라 연간 8000억원대 매출 달성이 예상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2014년 2월 12일 치과의사들에게 자사 제품을 써주는 대가로 리베이트 명목으로 수십억원대 금품을 제공한 혐의(의료기기법 위반)로 본사 등 6곳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검찰은 당시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오스템임플란트(현재 마곡동) 본사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포함해 35명을 투입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디지털 포렌식 기법으로 복사하고 관련 문서를 압수했다.
지난 2008년 9월부터 2009년 2월까지 회삿돈 97억원을 해외법인에 부당 지원하고, 해외여행 경비 명목으로 5회에 걸쳐 3억원 규모 리베이트를 치과의사 60여명에게 제공한 혐의였다.
회사 측은 또 중고 의료기기를 새 제품인 것처럼 가공해 판매한 혐의(사기 등) 혐의로 오스템임플란트 경영진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이는 유죄 판결로 이어졌다. 회사 창업 이후 가장 큰 위기를 겪은 것이다.
◇업계 관행인 선수금 문제 공론화…경쟁업체와 치열한 신경전
4일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뉴스1 © News1
임플란트 업계에서 ‘선수금’ 처리가 제각각인 것은 수년치 물량을 한꺼번에 계약하는 판매 방식 때문이다. 임플란트 업체는 수년치 물량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상품을 공급하기 전에 미리 ‘선수금’을 받는다.
선수금을 부채로 처리하는 오스템임플란트는 “일부 업체는 선수금을 매출로 잡고 있다”며 “이는 잘못된 회계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회계상으로는 선수금을 한꺼번에 매출로 잡는 게 유리하다. 단기간에 큰 매출이 잡히고, 물품을 판매하면서 드는 ‘판매 및 관리비’(판관비) 부담을 줄인다. 주가 관리에 유리한 회계 방식이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물품을 한꺼번에 치과에 보내는 방식은 매출을 크게 인식하려는 것으로 공정하지 않다”며 “다년 계약에서 첫해만 판관비가 반영돼 전체 영업이익이 부풀려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발업체는 이런 방식으로 선수금 비중을 10% 미만으로 낮췄다”고 덧붙였다.
당시 오스템임플란트는 2위 경쟁업체인 덴티움, 3위 업체인 디오와 여론전을 펼쳤다. 그러자 덴티움과 디오 측은 “단기계약이 많고 평균 계약 금액도 작아 선수금 비중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최근 사상 초유의 횡령 사고로 입길에 오르고 있다. 지난 2018년 오스템임플란트에 합류한 자금담당 직원 이모씨(45)가 잔액증명서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것이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1일 동진쎄미켐 주식 391만7431주(7.62%)를 사들였다. 당시 시가로 1430억원에 달한다. 현재는 보유 지분을 1%가량(55만주)만 남기고 모두 처분했다.
회사는 이 주식 거래 때문에 117억원 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남은 주식을 정산하면 손실 규모가 달라지지만, 이씨로부터 얼마를 회수하느냐에 따라 2021년 당기순이익 규모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히려 주식 가격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 2만원대에서 최근에는 16만원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번 횡령 사고로 주식 매매가 14만2700원에서 정지됐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 사고 전까지 중국 시장에서 큰 수익을 거두면서 높은 주식 가격을 기록했다. 연매출도 오는 2023년 1조원 달성이 기대됐다. 하지만 이번 횡령 사고로 주가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