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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尹, 그 정도 정치적 판단이면 함께 할 수 없어”

입력 | 2022-01-05 10:12:00

“내가 뭐가 답답해서 이 대표와 쿠데타를 하나”



당사 들어서는 김종인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가운데)이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여 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자신을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그런 질문은 안 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상기된 표정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직을 사퇴한 김종인 전 위원장이 윤석열 후보를 향해 “그 정도 정치적 판단 능력이면 나하고 뜻을 같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5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사퇴의사를 표명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윤 후보의 당선을 위해 선대위를 개편하자고 하는 건데 그 뜻을 이해 못 하고 주변 사람들이 쏟아내는 말들을 봐라. 무슨 쿠데타 했느니 상왕이니”라며 “선대위를 구성할 적에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처음부터 그랬다. 그래서 안 가려고 했던 건데 주변에서 정권교체 관련해 왜 책임 회피하려 하나 그래서 조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그런데 가서 보니 선대위가 제대로 작동을 안 한다. 그동안 일부 수정해보자고 했더니 그래도 안 된다”며 “그래서 전반적인 개편을 하자고 했는데 무슨 상왕이니 쿠데타니, 내가 무슨 목적을 위해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권성동 의원이 당 사무총장과 선대위 본부장직에서 사퇴한 것에 대해 “그 사람은 별로 관심이 없다”며 “본질적으로 대선을 어떤 방향에서 치러나갈 건가 확고한 생각이 있어야지.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이 보이지 않으니 이렇게 헤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를 좀 해 달라’고 공개 요구해 윤 후보 측의 큰 반발을 샀다. 이에 대해 그는 “그것은 통상적으로 후보와 선대위가 서로 합치돼서 가야지 선거가 제대로 이뤄지고 실수가 안 나오기 때문에 얘기한 것”이라며 “그걸 과도하게 해석해서 내가 후보를 무시했으니 어떠니 소리한다는 게 벌써 상식에 어긋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이준석 대표와 윤 후보의 갈등에 대해 “내가 이 대표를 감싼다는 게 윤 후보 주변 사람들이 한 것 같은데 나는 이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켜야 할 의무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만 강조했다”며 “어느 신문 보니까 이 대표와 내가 쿠데타 했다고 얘기하던데 내가 뭐가 답답해서 이 대표와 쿠데타를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중에서 아무런 이해 관계없이 와서 윤 후보 당선을 도와준 사람이 나 이외에는 없을 거다”라며 “(윤핵관 문제는) 앞으로도 똑같다. 후보가 어떤 행동 보이는가 보면 여러분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지 무슨 활동을 하나”라며 “객관적으로 내가 우리나라 정치에 기여할 수 있으면 내 나름대로 평가하는 것이지 다른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의사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