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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선 마지막 단절구간 ‘강릉~제진’ 잇는다…남북철도 연결 의지

입력 | 2022-01-05 14:53:00


동해선 중 유일하게 철도가 끊어져 있는 강릉~제진 구간 철도건설사업이 첫 삽을 뜬다. 이 철도가 완성되면 부산역에서 북한의 나진역이 동해선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 부산에서 제진까지 3시간30분만에 이동할 수 있게 돼 강원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5일 강원도 고성군 제진역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의 착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착공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드디어 강릉과 제진을 잇는 112㎞ 철도건설의 첫 삽을 뜬다”며 “1967년 양양-속초 노선 폐지 후 동해선에서 유일하게 철도가 없었던 동해북부선이 55년 만에 복원된다”고 밝혔다.

이어 “동해안 철도망을 완성하고 한반도를 남북으로 잇는 동해북부선의 복원으로, 강원도는 새로운 모습으로 도약하고 남북 경제협력의 기반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15년 전이었던 2007년 이곳 제진역에서 금강산역으로 가는 시범운행 열차의 기적소리가 울렸다”며 “장차 다시 남북 열차가 이어진다면 평화로 가는 길도 성큼 가까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동해선에서 유일하게 끊어져 있는 강릉~제진 구간을 연결하는 것으로 2027년 말 개통을 목표로 추진된다. 제진역은 2002년 남북 간 합의를 통해 지난 2007년 북한의 감호역과 연결된 곳으로 2027년 강릉~제진구간 개통 시 부산에서 북한 나진까지 동해축이 완성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지난 2019년 2월 북미 간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후 남북철도협력이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우리 정부가 자체적으로 추진이 가능한 동해선 철도 건설사업을 선행하는 것이다.

또한 완공시 부산에서 제진까지 3시간30분만에, 서울에서 제진까지는 3시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돼 강원도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착공식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노형욱 국토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종수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철도협력 소강…정부 “판문점선언 이행“

이번 착공은 동해선 라인 중 유일하게 철도가 놓이지 않은 강릉~제진 구간에 단선 전철을 건설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지난 2018년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판문점선언에서 남북이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한 동해선·경의선 연결을 자체적으로 이행하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판문점선언 당시 남북은 1차적으로 동해선·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

이후 남북은 2018년 9월 19일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함에 따라 경의선 동해선 철도 북측구간 공동조사를 완료하고, 그해 12월26일 개성 판문역에서 ‘동·서해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비핵화와 경제제재 완화에 관한 합의에 실패하고 협상이 결렬되면서 남북 간 철도협력도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후 정부는 북측과 협력 재개를 대비해 추가·정밀조사가 필요한 북한철도현대화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 이번에 우리 정부는 자체적으로 추진이 가능한 동해선 강릉~제진 철도 건설사업을 선행하기로 결정하고 2027년 말 개통을 목표로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판문점선언에서 남북이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한 동해선·경의선 연결에 대한 우리의 신뢰와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업“이라며 ”단계적으로 남북철도 연결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매년 남북철도 연결구간(도라산역~남방한계선, 제진역~남방한계선)을 점검하고 있으며, 현재 공사 중인 경원선 동두천~연천 복선전철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작년 11월에는 경의선(문산~도라산) 전철화 사업도 개통했다.

◆한반도 통합철도망 가장 긴 ‘부산~나진’ 동해축 완성


동해선 강릉~제진 구간이 개통되면 한반도 통합철도망의 가장 긴 축인 부산에서 나진까지의 동해축이 완성된다는 의미도 갖는다.

이는 남북철도망 연결을 넘어 유라시아 대륙철도망과 연결되는 것이자 부산항을 기점으로 하는 대륙철도망이 구축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비용절감, 시간단축 등 국가 물류경쟁력이 강화되고 더 나아가 동북아지역의 경제협력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기존 대륙철도망인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만주 횡단철도(TMR), 몽골 횡단철도(TMGR)와 부산항이 직접적으로 연결돼 운송루트가 다변화되며 우리나라의 물류경쟁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더 넓게 보면 동유럽 내 우리기업의 생산기지에 자동차 부품이나 전자제품 등을 운송하는 데에도 기여 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도를 중심으로 교통, 물류, 에너지협력 기반이 조성돼 남과 북의 경제협력 더 나아가 동북아지역 경제공동체 형성을 통해 평화와 공동번영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남북철도 연결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남북·대륙철도 연계 시 철도화물 운송 확대에 대비해 지난 2018년 가입한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활동을 본격화하고 국제철도 화물협정 및 여객협정 가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아울러 접경 지역 등에 컨테이너 야적장(CY), 창고 등 철도 물류 인프라 확충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도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개통시 부산~제진 3시간30분

이번에 착공한 강릉~제진 철도 건설사업은 111.74㎞ 구간에 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2조7406억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철도 소외지역인 강원도에 통합철도망 구축의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원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이 사업을 통해 약 4조7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3만9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종축으로는 작년 말 개통한 부산~울산~포항 구간, 오는 2023년 개통예정인 포항~삼척선과 연결돼 포항, 울산, 부산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횡축으로는 지난 2018년 개통한 원주~강릉선, 오는 2027년 개통예정인 춘천~속초선과 연결돼 서울까지 철길이 이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제진까지 약 3시간 내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서울역에서 출발할 경우 강릉을 거쳐 제진까지 환승 없이 3시간 만에, 강남 수서에서 출발할 경우 강릉을 거쳐 제진까지 환승 없이 2시간 10분 내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동해선을 따라 부산에서 제진까지 3시간 30분 만에 이동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주로 여름 휴가지로 찾던 우리나라 주요 관광지인 강릉시(오죽헌, 경포호, 커피거리 등), 양양군(서퍼비치, 하조대, 낙산사 등), 속초시(설악산, 청초호 등), 고성군(화진포, 송지호 등)을 고속철도로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이번에 착공된 강릉~제진 철도건설사업과 강원권 철도망구축의 차질 없는 추진을 통해 강원지역 균형발전, 남북철도연결과 대륙철도 진출의 교두보 마련을 위한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