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4/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이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방안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이자 이재명 당 대선 후보의 공약으로 검토, 조만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탈모 치료제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할 경우 재정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도 본인부담률 등 세부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5일 오전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광주비전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신체완전성이라는 게 중요한 가치인데 탈모는 재정 부담 때문에 건보료를 다 납부하는 사람에 대해서 지원을 안 해준 게 지금 현실”이라며 “탈모가 과연 건보 대상이냐 아니냐. 저는 대상이 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신체완전성이란 측면에서 건보 재정 부담이 (반대의) 이유일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국가가) 책임지는 게 맞는다고 본다”며 “재정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본인부담률) 경계선을 어디까지 정할 건지 문제에 대해 정책본부에서 검토 중이다. 빠른 시간 내에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 방안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자 민주당은 고무된 분위기다. 당 소속 의원들도 발벗고 나서 공약화에 힘을 싣고 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전날(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탈모는 질병이다. 그 스트레스, 그 고통, 그 눈길들, 안 겪어본 사람은 절대 모른다”며 “이 후보의 제안에 저를 포함한 1000만 탈모인들이 엄청난 관심을 보이고,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 저도 더 용맹정진해 반드시 건강보험 적용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단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탈모는 질병이다. 치료해야 할 증상”이라며 “이제라도 사회 깊이 스며든 탈모에 대한 선입견을 타파해 탈모인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후보 캠프에 몸 담았던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 방안에 대해 “건강보험 재정을 파탄낼 포퓰리즘 정치”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OECD 국가 평균 건강보험 보장률인 80%에 크게 못 미치고 있고, 우리는 주요 질병으로 인한 직접 의료비 부담이 여전히 크다”며 “최근 우리나라 건강보험 재정은 빠른 속도로 적자를 누적하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당시 누적 흑자분 20조원 중에 5년 만에 10조원을 소진할 것이고 남은 10조원도 2025년쯤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생명과 건강에 직접 관련성이 낮은 탈모 치료에 연간 수백억원 내지 1000억원대의 건강보험 재정을 지출한다면, 장차 국민건강보험은 재정적으로 죽고말 것”이라며 “비급여인 탈모 치료가 국민건강보험의 적용 대상이 되면, 미용·성형 및 피부과 영역의 수많은 시술과 치료들도 같은 반열에서 급여화가 검토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6~2020년 탈모증 질환 건보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탈모 질환자는 2016년 21만2000명에서 2020년 23만3000명으로 증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