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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신장에 대리점 연 테슬라, ‘인권 탄압 옹호’ 뭇매… 백악관도 가세

입력 | 2022-01-05 20:05:00

중국 신장 위구르자치구에서 개설된 첫 테슬라 대리점. 중국 웨이보 캡처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이 이슬람계 소수민족 위구르족 등을 탄압하고 있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 최근 대리점을 열었다가 ‘인권 탄압을 옹호한다’는 뭇매를 맞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물론이고 국제 인권단체와 미 정재계도 비판에 가세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4일 기자회견에서 테슬라에 관한 질문을 받고 “한 기업의 구체적 상황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민간 부문 또한 신장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인권 유린과 집단 학살에 반대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과 민간 부문을 포함해 국제사회는 신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관해 못 본 척 하면 안 된다”며 강제 노동과 인권 유린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 기업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심각한 법적 위험, 평판 문제 등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을 주도한 미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또한 3일 트위터에 테슬라의 신장 개점 관련 기사를 링크하면서 “기업들이 중국 공산당이 집단 학살과 강제 노동을 은폐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콧 폴 미 제조업연합 회장은 “신장에서 사업하는 모든 기업은 집단 학살‘에 연루돼 있지만 테슬라의 행동은 특히 비열하다”고 지적했다. 미 무슬림단체인 ’미국-이슬람 관계 위원회‘ 또한 테슬라를 향해 즉각 신장 지점을 폐쇄하고 경제적으로 집단 학살을 돕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호주 지부 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가 신장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인권 탄압의 공범이 될 수 있다고 가세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일 31일 신장의 주요 도시인 우루무치에 첫 대리점을 열었다.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다음달 4일 개막하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결정한 바이든 미 대통령이 신장 생산품의 미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한 지 불과 8일 만이다. 테슬라는 신장 대리점 개설로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등에서 모두 30개 지역에 대리점을 운영하게 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 갈등이 격화된 상황에서 신장에 지점을 개설한 테슬라의 행위가 바이든 행정부를 우습게 보이도록 만든 격이라고 전했다.

머스크 창업주는 그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염두에 두고 친중 행보를 계속해 왔다. 그는 지난해 3월 중국중앙(CC)TV 인터뷰에서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