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를 영화로 읊다]〈31〉엄마 찾아 삼만 리
영화 ‘라이언’에서 사루(왼쪽)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엄마 카밀라를 25년 만에 만난다. 이수C&E 제공
‘엄마’처럼 정답고 그리운 말이 있을까?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엄마 찾아 삼만 리’(1976년)에서 마르코는 아르헨티나로 일하러 간 엄마를 찾아 홀로 먼 길을 떠난다. 송나라 주수창(朱壽昌)도 어릴 때 헤어진 어머니를 찾아 전국을 떠돌았다. 마르코처럼 주수창도 마침내 어머니와 해후한다. 북송의 시인 소식(蘇軾·1037∼1101)은 이를 두고 다음 시를 썼다.
주수창은 아버지가 내쫓은 어머니가 그리워 관직도 그만두고 피로 불경을 써 어머니를 찾아 헤맸다. 가스 데이비스 감독의 영화 ‘라이언’(2016년)도 엄마 찾기를 다룬다. 사루는 어릴 때 헤어진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성인이 돼서도 혼란스럽다. 가난하지만 따뜻했던 엄마와의 기억이 그를 괴롭힌다. 주수창이 불경으로 어머니를 애타게 찾았다면 라이언은 구글 어스를 이용한다. 그들은 각각 50년, 25년이 지나 엄마를 찾고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시에는 엄마 찾기와 관련된 많은 고사(故事)가 등장한다. 황제도 장군도 결코 엄마를 잊지 못했다. 생이별하지 않았더라도 엄마는 늘 그리움의 대상이다.
임준철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