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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北 새해 도발 시동 건 날 文은 하릴없는 ‘평화’ 주문만

입력 | 2022-01-06 00:00:00

문재인 대통령(왼쪽 사진 가운데)이 5일 강원 고성군 제진역에서 열린 동해선 강릉∼제진 구간 철도 건설 착공식에 강원도 지역주민들과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해 9월 북한이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어제 오전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동해로 쐈다. 새해 들어 첫 미사일 도발이자 작년 10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이후 78일 만이다.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우려’를 표명하고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철도 동해선 강릉∼제진 구간 착공식에 참석해 “이런 (긴장)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대외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저강도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미국이 중국 러시아와의 갈등에 외교력을 집중하면서 북핵을 후순위로 밀어놓은 상황에서 잊혀진 존재가 되지 않겠다는 관심 끌기 차원이다. 특히 3월 한국 대선과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천명한 ‘국가방위력 강화’ 계획에 따라 핵·미사일 능력을 키우면서 한미의 양보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다.

그간 한미의 대화 손짓에도 적대정책과 이중 기준 폐기를 요구하며 거부해 온 북한이다. 시간은 자기네 편이라는 계산이겠지만, 정작 갈수록 초조한 쪽은 북한이다. 코로나19 공포에 국경을 꽁꽁 막은 채 역대 어떤 대북제재도 이루지 못한 봉쇄 수준의 고립 상태에 놓여 있다. 대외 도발은 더 큰 외부 압박을 부를 것이고, 식량난 같은 내부 압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북한에 우리 정부는 늘 그랬듯 달래기에 급급하다. 정부는 북한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도 않았고, 경고나 유감도 표명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 신뢰가 쌓일 때 어느 날 문득 평화가 우리 곁에 다가올 것”이라는 하릴없는 주문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북한은 도발이 먹히고 있다고 오판하게 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일방적 달래기는 정세의 안정적 관리는커녕 북한의 도발 충동만 부추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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