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서 내게 상왕이니 쿠데타니… 尹, 비전 안 보이니 헤매고 있는 것 尹에 사람 너무 믿지 말라 했더니… 검증된 사람들 ‘문고리’ 아니라 말해” 박근혜-문재인 이어 대선 3번째 결별
윤석열-김종인 결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 사진)가 5일 선거대책위원회 해산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들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오른쪽 사진은 김 위원장이 이날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나서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5일 “(윤석열 후보가) 그 정도의 정치적 판단 능력이면 나하고 뜻을 같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주변 인사들이 (나더러) ‘상왕’이니 ‘쿠데타’니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무슨 목적을 위해 쿠데타를 하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윤 후보와 주변 인사들을 향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의 “연기만 하라”는 발언에 윤 후보가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보도와 관련해 “후보가 자기 명예에 상당히 상처를 당했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며 ‘아하, 더 이상 내가 이 사람하고는 뜻이 맞지 않으니까 같이 일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의 일선 후퇴에 대해서는 “그게 물러난 거냐. 지금도 밖에 직책도 없는 사람이 다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신동아 인터뷰에서는 선대위 합류 전 윤 후보가 “(주변) 사람을 너무 믿지 말라”는 조언에 “제 주변에 있는 사람은 검증된 사람이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과는) 다르다”고 말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이 ‘내부 총질’ 논란을 빚는 이준석 당 대표를 감싸 결별 사태가 왔다는 일각의 해석에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윤 후보를 ‘윤 씨’라고 지칭했다가 정정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이 대표를 감싼다는 이딴 소리를 윤 씨, 윤 후보 주변 사람들이 한 것 같은데, 나는 이 대표에게 ‘선대위에 있든, 밖에 있든 당 대표로서 윤 후보 당선시키는 것이 네 책무’라는 것만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선을 앞둔 2012년에는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박근혜 의원과, 2016년에는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각각 손을 잡았다. 하지만 후보 측과 선거 주도권을 놓고 충돌을 빚으며 대선 전 사실상 활동을 중단하거나 갈라섰다. 이번이 유력 대선 후보와의 세 번째 ‘결별’인 셈이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