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녀 가운데 결혼 후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여성이 44.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도 31.0%로 집계돼 저출산 문제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혼남녀는 특히 ‘경제적 부담’을 가장 큰 저출산 원인으로 꼽았다.
6일 결혼정보회사 듀오는 전국의 25세 이상 39세 이하 미혼남녀 1000명(남 500명·여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출산 인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 후 희망 출산 시기에 대해 여성은 ‘낳지 않겠다’(44.6%)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결혼 후 1년 이상~2년 미만’(26.0%), ‘결혼 후 2년 이상~3년 미만’(19.6%) 순이었다.
특히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응답은 지난해 여성이 32.8%, 남성이 20.6%에서 올해 각각 11.8%포인트, 10.4%포인트 상승했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35~39세 남성(42.7%)과 30~34세 여성(50.3%)의 ‘낳지 않겠다’는 응답이 비교적 높았다. 학력별로는 고졸 이하(47.5%), 소득별로는 연 2000만원 미만(45.2%)에서 출산기피가 심했다.
미혼남녀의 희망 자녀 수는 평균 1.8명으로 집계됐다. 남성은 ‘2명’(47.6%), ‘낳지 않겠다’(31.0%), ‘1명’(16.4%), ‘3명 이상’(5.0%)으로 선택했다. 여성은 ‘낳지 않겠다’(44.6%), ‘2명’(35.8%), ‘1명’(14.2%) ‘3명 이상’(5.4%) 순으로 희망 자녀 수를 꼽았다.
저출산의 주요 원인은 전년에 이어 ‘육아로 인한 경제적 부담’(32.4%)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남성은 ‘실효성 없는 국가 출산 정책’(20.4%), ‘미래에 대한 막막함’(18%)을 택했다. 여성은 ‘미래에 대한 막막함’(21.6%), ‘일과 가정 양립의 어려움’(20.4%)을 꼽았다. 특히 여성은 ‘일과 가정 양립의 어려움’(20.4%)을 저출산의 원인으로 꼽는 비율이 남성(9.2%)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집계됐다.
전체 응답자의 70.8%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해 전년(67.4%)보다 문제 인식 비율은 소폭 상승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78.4%)이 여성(63.2%)보다 저출산 문제를 더 심각하게 여겼다. 특히 남성은 연령이 낮을수록 저출산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했다.
저출산에 도움이 되는 정책으로는 ‘주거지원’이 35.6%로 작년(26.1%)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어 ‘보육 지원’(22.9%), ‘경력 단절 예방 지원’(21.1%) 순이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절반 가까이(46%)가 ‘주거지원’을 선호했고 여성은 상대적으로 ‘경력 단절 예방 지원’(34%)을 선호했다.
미혼남녀 대다수(남 82%·여 87%)가 결혼 후 맞벌이를 희망했다. 특히 학력이 높을수록 결혼 후 맞벌이를 희망한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결혼 후 맞벌이 시 가사분담은 부부 똑같이 분담한다는 의견이(남 76.2%·여 76.2%)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후 부모와 동거 의향이 있는 미혼남녀는 6%(남 8.2%·여 3.8%)로 대부분은 동거를 희망하지 않았다. 동거 의향이 있는 이들은 ‘부모 부양 의무 이행’(28.3%) 및 ‘주택 마련에 대한 어려움 해결’(20%)을 그 이유로 들었다. 특히 ‘주택 마련에 대한 어려움 해결’을 위해 부모와의 동거를 희망하는 비율은 전년(6.9%)의 3배 정도 상승했다.
듀오 관계자는 “미혼남녀도 저출산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경제적 부담과 미래에 대한 막막함으로 출산을 꺼리고 있다”며 “행복한 가정을 꿈꾸는 이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주거 및 보육, 경력 단절 예방 정책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