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5일 개량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가운데 목표로 향하는 활공 속도가 한층 빨라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 북한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북한 국방과학원은 5일 시험 발사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의 능동구간 비행 조종성과 안정성, 측면기동 기술 등을 점검했다.
북한은 미사일이 120㎞를 측면기동하고 700㎞에 설정된 표적에 명중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액체연료 앰풀화가 재검증됐다고 북한은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의 탄두부가 지난해 9월 발사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해 9월28일 자강도 룡림군 도양리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을 처음 발사한 바 있는데 이번 미사일은 탄두부 형상이 다르다.
추진체와 분리된 뒤 대기권에서 활공비행을 하는 탄두부가 기존 글라이더 형태에서 원뿔 형태로 바뀐 점이 주목된다. 원뿔 형태는 글라이더 형태보다 활공 속도를 높이는 면에서 유리하다.
북한은 두 가지 형태의 극초음속 미사일 활공체를 모두 보유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우 위원은 “삼각뿔(원뿔) 방식은 극초음속을 내기가 유리하고 글라이더 형식은 비행 특성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속도를 높이는 활공체와 궤도를 잘 바꾸는 활공체를 모두 갖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1차 시험이나 자위-2021 전람회에서 공개한 형상에 비해 극초음속 활공에 활용되는 탄두부의 형상이 양력 발생에 필요한 익면부가 감소하는 등 다소 단순한 형태로 변경됐다”며 “이는 1차 시험의 실패에 따른 형상 변경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자체적인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음을 추정하게 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번 시험에서도 액체연료 앰풀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류성엽 위원은 “앰플화 언급이 반복되는 것은 북한 보유 액체연료 기반 로켓들에 액체연료를 주입한 상태에서 미사일의 상시 보관이 가능하며 즉시 발사 가능한 위협임을 재강조한 내용”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이 직접 참관하지 않았으며 박정천 군수담당 비서가 참관했는지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음으로써 대남 도발 차원이 아니라 정상적인 무기 개발 과정의 일환으로 선전하려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완성하려면 앞으로 적어도 2~3차례 더 시험발사가 필요할 것이므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앞으로도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과 같은 차세대 무기 기술 분야에서 주변 군사 강국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전략무기 부문에서의 신무기 개발과 시험발사는 계속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며 “특히 극초음속 미사일은 우리가 갖고 있는 기존의 방어체계로는 막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국방 정책의 변화뿐 아니라 남북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