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를 키워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교육정책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비대면의 일상화를 가져왔고 산업 판도를 바꾸고 있다. 콘텐츠와 문화가 주력 성장 동력이 됐지만 교육의 기여는 미미하다. 교육이 바뀌어야 할 이유 가운데 하나다.
현장 교육전문가들의 제안에 귀 기울여야 하는 것은 ‘간절함’ 때문이다. 이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한국교육을 개선하기 위해 몸을 던지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된다면 한국교육의 질적 개선을 가져올 것이다. 현장에서는 21대 대통령 선거를 60여일 앞둔 현재까지도 유력 대선후보들의 교육공약이 무엇인지 제대로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동아일보-동아닷컴은 9회에 걸쳐 ‘미래를 바꾸는 교육정책 제안’ 시리즈를 온라인으로 연재한다. 현장 교육전문가 9명이 필자로 나서 차기정부에 교육정책을 제안한다. 5일부터 17일까지(주말 제외) 이어지는 시리즈는 교육일반, 대학정책, 민관협업 등 3부로 구성 될 예정이다.》
김성애 대구대 유아특수교육과 교수
②통합교육에 필요한 것들
통합교육이란 장애학생과 일반학생을 한 장소에서 같은 시각을 갖고 가르치는 것이다. 통합교육의 가치는 이질성 공존에 있다. 통합교육을 통해 일반학생과 장애학생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성장하고 창의성을 극대화한다. 통합교육은 모든 학생이 미래형 인재로 성장하도록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간은 통합교육 환경에서 길러진다. AI와의 공존과 경쟁이 불가피한 시대에 통합교육은 일반학생에게도 강조된다.
2021년 4월 현재 우리나라 특수교육대상 학생의 72.2%가 일반학교에 다니고 있다. 최근 10년 이래 최고 비율이지만 통합교육의 본령이 구현되고 있지는 않다. 특수교육이 일반교육에 들어온 채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통합교육이 안 되는 이유
‘혼합교육’을 통합교육으로 오해하기 때문이다. ‘혼합교육’은 일반교육과 특수교육이 혼재된 것으로 일반학생과 장애학생에게 다른 교육을 한다. ‘혼합교육’에서는 통합교육의 정체성인 ‘다양성이 정상’이라는 문화가 없다. 장애학생은 학습자의 다양성 차원에서 정상이다. 근본부터 어긋나니 통합교육에 적합한 교육과정과 교수-학습적용이 쉽지 않다. 그 결과 교육 효과는 떨어지고 장애학생은 방치돼 장애편견이 심화된다. ‘학습자 양극화 현상’과 특수교사와 일반교사와의 갈등이 생기고, 학생의 다양한 학습 수준이 학습 성과를 가르는 기준으로까지 됐다. 무늬만 통합교육은 모든 교육 대상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통합교육 실행에 필요한 조건들
첫째, 통합교육의 첫걸음은 통합교육법 제정이다. 이 법에는 △통합교육 개념 △통합교육 대상(모든 학생) 및 담당교사(모든 교사) △통합교육 실천 근거가 담겨야 한다.통합교육 전담부서 신설
둘째,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에 통합교육 행정지원을 전담하는 부서 신설이다. 이 부서에서는 시대 흐름에 맞는 교육과정과 유치원~고등학교까지의 각급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계하는 ‘학교 재구조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양성과 이질성이 있어도 공존에 문제가 없다고 인식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통합교육 전문교사 수급계획 수립
셋째, 통합교육을 위한 전문교사 수급계획이 필요하다. 전문교사는 통합학급당 2명 이상이어야 한다. 통합교육을 위한 교사 양성은 △교육대학 및 사범대학 △기존 교사 연수 △통합교육 교사 공동체(‘전문적현장교사공동체’)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혁신교육의 반성
넷째, 통합교육이 제대로 서기 위해서는 이른바 ‘혁신교육’의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 혁신교육의 지향점은 민주시민과 창의적 인간 육성이지만 혁신교육 ‘학습공동체’에 장애학생이 소외되어 있으며 진학 위주의 경쟁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성애 대구대 유아특수교육과 교수독일 쾰른대 특수교육대학 Ph.D. 박사학위논문: 특수교육과 통합교육의 긴장. 전)특수학교교사, 한국통합교육학회장, 한국유아특수교육학회장
정리=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