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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망신주기? 방역위반자 적발해 ‘반성문 낭독’ 시킨 中

입력 | 2022-01-06 20:00:00

반성문 낭독하는 방역위반자. 웨이보


중국 산시성의 시안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위반한 한 남성이 카메라 앞에서 반성문을 낭독하는 벌을 받았다. 최근 방역 규정을 어긴 용의자를 끌고 거리를 행진시킨 데 이어 또다시 공개적으로 망신을 줬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간) 중국 시나닷컴에 따르면 시안에 사는 한 남성은 최근 6차례나 폐쇄된 아파트 담을 넘어 식재료를 구입했다가 방역요원에 지난 3일 적발됐다. 시안시는 지난달 23일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시 전체를 전면 봉쇄한 상태다.

하지만 외출 금지 등이 장기화되면서 생필품 등이 부족해지자 일부 주민은 방역 요원들의 눈을 피해 집 밖을 나서는 사례가 종종 나오고 있다. 이 남성 역시 부족한 음식재료를 사기 위해 마트에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을 적발한 방역요원들은 공안에 신고하는 대신 그에게 카메라 앞에서 반성문을 읽게끔 했다. 중국 치안관리처벌법에 따르면 방역법을 위반한 이는 200위안(약 3만7000원) 이하의 벌금이나 최대 10일 구류와 500위안(약 9만4000원)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배추와 담배(왼쪽), 닌텐도와 라면 등을 주민들끼리 물물교환하는 영상. 웨이보


남성도 이에 신고보다는 공개 사과하는 벌을 택했다고 한다. 카메라 앞에선 남성은 자신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반성문을 들고는 “죄송하다. 집에 먹을 것이 없어 마트에 가서 장을 봐온 것이지만 내가 저지른 행동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남성이 이같이 말하자 옆에 있던 방역요원은 “(이 동네) 2000여 가구에 전날 채소를 보냈는데 오늘 또 담을 넘어 방역법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카메라 앞에서 경고한다. 만약에 또다시 (담을 넘는 등) 이처럼 행동하면 공안국에 보내겠다”고 했다.

영상은 SNS와 커뮤니티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카메라 앞에서 사과하게끔 시키는 것은 인격모독 아니냐”, “처벌보다 더 끔찍한 망신주기로 경고를 한 셈”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방역요원은 남성을 찾아가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 징시 당국은 방역 규정을 어기고 밀입국을 알선한 용의자들을 끌고 거리를 행진하는 등 공개적으로 망신을 줘 비판 받았다. 지난달 당국은 용의자 4명의 가슴과 등에 얼굴 사진과 이름 등이 적힌 팻말을 걸게 했다. 또 이들의 거주지에는 벽보를 통해 ‘밀입국을 도운 집’이라고 적었다.

극단적 방역조치로 사건,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만두를 사러 집을 나서던 한 주민이 아파트단지 입구에서 방역요원에게 폭행을 당했다. 지난 1일에는 만삭의 임산부가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병원 입구에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리다 유산하는 일도 있었다.

방역위반자 사진·이름걸고 공개망신. 웨이보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