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이어진 날카로운 신경전 끝에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했다. 이날 오전부터 윤 후보와 이 대표가 언성을 높이며 정면충돌했고, 의원들마저 이 대표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종일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대선을 62일 남은 시점에서 야권 내부에서 파국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8시경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든 게 다 후보인 제 탓”이라며 “대의를 위해서 지나간 것을 다 털고, 오해한 것도 다 잊자”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를 (의원) 여러분과 국민이 뽑았다. 저와 이 대표, 여러분 모두 힘을 합쳐서3월 대선 승리로 이끌자”고 말했다. 이 대표도 “제가 (당무를 중단하고) 지방에 갔을 때, 상임선대위장(직) 버렸을 때 많은 분 실망하셨다”면서 “세 번째 그러면 제가 당 대표직을 사퇴할 것”이라며 윤 후보의 선거운동을 책임있게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화답했다. 두 사람은 의원들 앞에서 포옹을 했다.
앞서 이날 당내 곳곳에서 충돌이 발생하며 전날 윤 후보가 발표한 선거대책기구 전면 쇄신이 퇴색되는 모습이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 가까이 진행된 의총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의원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정신감정을 받아야 한다” “싸이코패스, 양아치”라는 막말까지 쏟아내며 사퇴를 압박했다. 이에 이 대표는 오후 5시경 의총이 열린 회의실을 찾아 28분 동안 자신의 입장을 의원들 앞에서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의원들이 의견을 모아 이준석의 (선거운동) 복귀를 명령하신다면 어떤 직위에도 복귀하겠다”면서도 “그런 방식으로는 젊은층 지지는 절대 같이 가져가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불신의 골이 깊어 선거 과정에서 또 다시 충돌이 불거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