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의 지배력 심사때 접속자-다운로드 수도 따지기로 빅테크의 문어발식 확장에 제동… 스타트업 인수때 규제 받을 듯 플랫폼 “소비자 편의-혁신 저해”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대형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는 앞으로 자사 계열사 상품을 우대하거나 ‘끼워 팔기’를 하면 당국의 제재를 받는다. 시장지배력을 평가하는 요소로 기존 매출액 외에 접속자 수, 다운로드 수 등이 추가된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플랫폼 분야의 경쟁제한행위 예방을 위한 심사지침’을 마련해 이달 26일까지 행정예고 한다고 밝혔다.
이번 심사지침에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력을 평가하는 요소들이 새로 추가됐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범위, 규모, 이용자가 서비스를 얼마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접근성, 소비자 데이터의 수집·보유 및 활용 능력, 플랫폼 다운로드 수나 이용 빈도 등이다.
공정위는 또 이번 심사지침에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주요 경쟁제한행위 유형을 소개했다. △중복판매(멀티호밍) 제한 △최혜대우 요구 △자사우대(검색 알고리즘 조작) △끼워 팔기 등이 대표적이다. 자사 플랫폼의 독점력을 높이거나 플랫폼을 지렛대로 삼아 다른 영역에 진출해 최종적으로 플랫폼의 독점력을 높이는 행위 등은 모두 규제 대상이다.
이번 공정위의 심사지침은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막기 위한 조치다. 빅테크 기업들은 자산이나 매출액 등 외형은 작지만, 이용자가 많아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빅테크 기업들은 성장 잠재력이 큰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식으로 몸집을 불려도 제대로 규제를 받지 않았다. 기존에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기업의 시장지배력을 평가했기 때문에 빅테크들은 인수합병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실제 카카오는 꽃집, 퀵 서비스, 택시승차, 내비게이션 등 매출액은 크지 않지만 이용자 수를 대거 확보한 스타트업을 인수해 성장했다. 지난해 6월 말 카카오 계열사 수는 118개로 71개 대기업집단 중 SK(148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다만 시장에선 시장지배력 평가에 공정위의 자의적 판단이 많이 개입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새로 포함된 시장지배력 평가 요소가 정성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