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킹 목을 떼는 아프간 상인. 트위터 ‘QaderiHomeira’ 갈무리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과거와 다를 바 없는 극단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5일 EFE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 정부에서 이슬람 질서 구축을 전담하는 권선징악부의 샤이크 아지즈 국장은 “가게 주인들에게 마네킹 위에 옷을 진열하고 싶으면 마네킹의 목을 떼어내라고 했다”고 밝혔다.
권성징악부는 과거 1996~2001년 탈레반 집권 당시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음악, TV 등 오락을 금지하고 도둑은 손을 자르거나 공개 처형하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사회를 통제했다. 여성은 외출, 취업, 교육 등을 제한했다.
이들은 “마네킹의 머리를 가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마네킹 단속에 나섰다. 이에 따라 현지 상인들은 직접 톱으로 마네킹의 목을 자르는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현지 상황을 알렸고, 이를 본 많은 누리꾼들은 경악했다.
통신에 따르면 한 상인은 “마네킹은 전 세계와 아프간 전역에서 사용하는 그저 평범한 물건”이라며 “한 개에 80~100달러씩 하는 마네킹을 50개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로 큰 손실을 보게 됐다”고 토로했다.
아프간 북부 쿤두즈 지역 시장을 순찰하는 탈레반 대원. 사진=게티이미지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아리아나뉴스 등 아프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순교 부대’에 소속된 전사들은 정규군에 소속될 것이며 이 부대는 특수 작전에 동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탈레반의 집권에 반대하며 카불 북부의 전략적 요충지 ‘판지시르 계곡’에 집결한 ‘아프간 민족저항전선’은 아프간의 전쟁영웅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 주니어’를 중심으로 반(反) 탈레반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