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美日 “북·중·러 극초음속 미사일 대응, 새 도구 개발해야”

입력 | 2022-01-07 16:00:00

외교·국방 장관 2+2 회담
10일 안보리 비공개 회의 예정



7일 오전 미국과 일본의 외교·국방장관(2+2) 회담이 화상 형식으로 열렸다. 시계 방향으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사진 AP 뉴시스


미국과 일본이 6일(현지 시간) 열린 외교·국방 장관(2+2) 회담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대응을 위한 공동 연구를 수행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한 지 이틀 만에 북한뿐 아니라 극초음속 미사일 실전 배치 능력을 갖춘 중국 러시아의 위협에 미일이 함께 대응하기로 한 것이다. 미일 간 밀착 수준이 한 단계 더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0일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의 요청에 따라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할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반면 한국은 극초음속 미사일이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에도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어 북핵 문제 대응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美日, 북-중-러 극초음속 미사일 공동 대응


미일 양국 장관들은 회담 후 공동 성명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의 핵무기와 탄도·순항 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등 신형 무기 체계의 대규모 개발에 우려를 표시한 뒤 “극초음속 기술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 협력에 초점을 맞춘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회담에는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일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과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이 참석했다.

블링컨 장관은 회담에 앞서 “극초음속 미사일의 위협에 대한 대응부터 우주 기반 능력 향상까지 (미일의) 과학자,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방위 관련 이슈들에 대해 더 쉽게 협력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대만·남중국해 긴장 고조,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주권 위협을 거론한 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언급하며 “이런 진화하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 동맹은 보유한 도구를 강화할 뿐 아니라 새 도구들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북-중-러의 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미일이 새로운 방식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러시아 극초음속 미사일 아방가르드는 최고 속도가 마하 20에 달하고 중국의 둥펑(東風)-17은 마하 10이 넘는다.

미일은 또 공동성명에서 “일본은 전략 수정 과정을 통해 미사일 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능력을 포함해 국가의 방위에 필요한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한다는 결의를 표명했다”며 “미일은 이 과정을 통해 긴밀히 연대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사히신문은 일본의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 검토를 진행하려는 의향을 나타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강한 우려”


미일 양국은 또 성명에서 “북한의 진전되는 핵과 미사일 개발 활동에 강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북한에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회담 전 “북한의 불법적인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지속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이번 주 가장 최근의 발사를 통해 그것이 다시 한 번 봤다”며 북한의 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겨냥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10일 비공개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과 프랑스, 영국, 알바니아, 아일랜드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 공동성명 등 구체적인 결론이 도출될지는 불확실하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9월과 10월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회의를 소집했지만 중국 러시아 등 상임이사국의 반대로 공동 성명을 내놓는 데 실패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도쿄=박형준 특파원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