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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우세종땐 3월 하루 확진자 2만 명 가능성”

입력 | 2022-01-07 20:06: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717명 발생한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검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22,17/뉴스1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방역체계를 크게 바꾸기로 했다. 개편의 핵심 방향은 빠른 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하는 ‘속도전’이다.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2, 3배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앞으로 국내 코로나19 우세종이 되면 환자가 폭증할 가능성이 높다. 7일 방역 당국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증가의 영향으로 3월 국내 코로나19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2만 명이 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입원 중환자 역시 2000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코로나19 검사부터 역학조사, 치료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감염병 대응 속도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 무증상자는 자가검사부터 해야


가장 변화의 폭이 큰 것은 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다. 지금은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선별검사소 등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코로나19 증상이 있거나 밀접접촉자 등 감염 가능성이 높은 이들부터 PCR 검사의 우선순위가 주어진다.

증상이 없거나 선제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싶은 사람은 자가검사키트를 먼저 사용해 봐야 한다. 여기서 양성 반응이 나올 때만 PCR 검사를 할 수 있다. 다만 자가검사키트는 PCR 검사에 비해 코로나19 확진자를 양성으로 판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단점이 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그렇다고 해서 (바이러스를) 검출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라며 “PCR 검사 역량을 끝없이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확진자 증가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자가검사키트 사용이 크게 늘어날 경우 건강보험을 적용해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역학조사도 선택과 집중

역학조사도 개편된다. 감염 확산 위험이 큰 곳에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 그동안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요구하던 방향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많은 환자들이 발생할 경우 감염 위험도를 기반으로 역학조사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 위주로 역학조사에 나서 결과적으로는 조사 범위를 줄이겠다는 뜻이다.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기존 역학조사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확진자 1명당 평균 3.8명이 격리돼, 이미 7월(8.1명)의 절반 넘게 줄었다. 그만큼 역학조사 이후 격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지 스스로 확인해 보는 ‘시민참여형’ 방역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 동네 의원이 재택치료자 비대면 진료


정부는 경증 재택치료자가 늘어나는 상황도 대비하고 있다. 현재 재택치료자들은 지역별 협력 의료기관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는다. 협력 의료기관은 주로 병원급인데, 앞으로는 동네 의원까지 비대면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미크론 확산 상황에 대비해 동네 의원이 재택치료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의료계와 협의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방역당국 안팎에선 여기서 더 나아가 동네 의원 등 1차 의료기관이 코로나19 환자의 외래 진료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7일 토론회에 참석한 임승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은 “의료 자원에 한계가 있는 만큼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입원 기반에서 외래 기반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화이자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는 13일 전후로 국내에 도입된다. 초반에는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 중심으로 처방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음주 중 먹는 치료제 투여 우선순위 등을 발표한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