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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효과 없어” vs “의료체계 붕괴 막아야” 공방 ‘치열’

입력 | 2022-01-07 20:27:00

재판부 “접종률 100%라도 붕괴, 공익 뭔지 의문”
효력정지 여부, 이르면 다음주 초 결론



사진 뉴스1


“임신부의 98%가 미접종자인데 마트에서 분유도 사지 못한다. 백신 접종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기본권 제한은 세계 최악이다.”(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감염 통제를 위해 기본권에 한계를 둘 수 있다. 방역패스의 목적은 미접종자를 보호하고 의료체계를 보존하는 것이다.”(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한원교)가 7일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의 효력 정지 여부를 두고 개최한 재판에서 조 교수 등 원고측 인사들과 피고측인 방역당국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조 교수와 일반 시민 등 1023명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서울시 등을 상대로 낸 이번 집행정지 신청 사건은 앞서 다른 재판부가 방역패스의 효력을 정지한 교육 시설뿐만 아니라 상점, 마트 등 대부분의 시설에 대한 효력을 다툰다.

먼저 조 교수 측은 “방역패스를 시행한다고 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방역패스로 미접종자를 보호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미접종자를 보호하려면 접종자 사이에 미접종자가 섞여 집단면역을 이뤄야 하는데, 미접종자를 분리시키면 그들끼리 자택이나 사무실에서 모일 수밖에 없어 감염에 더 노출된다”는 주장이다.

영남대의대 교수 등 1023명이 방역패스 실행 효력을 중지해달라며 낸 소송의 심문기일이 열린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도태우 변호사, 윤용진 변호사, 조두형 영남대의대 교수, 박주현 변호사가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2.01.07. 사진 뉴시스

반면 정부 측은 “방역패스는 개인의 생명 및 안전 보호라는 사회 안녕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맞섰다. 복지부는 또 “많은 국가들이 방역패스를 도입하고 있다. 그리고 한시적인 조치”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 강화하면 민생 경제에 큰 영향을 준다. 방역패스를 도입하고 ‘작은 기본권 제약’을 통해 방역 상황을 컨트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문 도중 재판부는 복지부 측에 “방역패스로 달성하려는 공익이 무엇인가?”라고 물었고, 복지부는 “코로나19 유행을 통제하면서 의료체계가 붕괴하지 않게 막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전 국민이 다 백신을 맞아도 대유행이 번지면 의료체계가 붕괴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드러내기도 했다.

3시간가량 공방 후 재판부는 “추가로 제출할 서면이나 의견은 월요일(10일) 오후 6시까지 내달라”며 재판을 마쳤다. 이에 따라 방역패스 효력 정지 여부는 이르면 다음주 초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