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준석 갈등 봉합 무슨 일이
“대선까지 당사 숙식”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 대표는 주말 동안 중앙당사 6층에 야전침대를 마련한 뒤 3월 9일 대선까지 당사에서 숙식하며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면충돌 직전까지 내달렸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6일 극적으로 손을 맞잡은 데에는 김기현 원내대표의 거듭된 물밑 중재 역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울산 회동’의 무대를 마련했던 김 원내대표는 6일 윤 후보와 이 대표를 번갈아 설득하며 파국을 막았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애초 윤 후보는 6일 오후 7시에 국회 의원총회장으로 오기로 했다가 당내 ‘반(反)이준석’ 강경 기류에 밀려 다시 방문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었다”며 “(의총장 대신) 평택 소방관 빈소로 향하려던 윤 후보를 돌려세운 건 김 원내대표의 집요한 설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원내대표는 6일 수차례 윤 후보에게 전화해 “의원들이 하루 종일 토론을 벌이고 있는데 꼭 오셔서 갈등을 매듭지어야 한다”며 윤 후보를 설득했다. 동시에 김 원내대표는 이 대표를 찾아가 “윤 후보의 인식을 바꾸려면 이 대표도 바뀌어야 한다”며 공개 의총이 아니면 참석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이 대표를 압박했다.
양측을 상대로 한 물밑 설득과 별개로 의총장의 기류 역시 김 원내대표의 전략적 의중이 상당히 반영됐다는 평가다. 그간 이 대표에게 호의적이었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6일 의총에서 돌연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추 수석은 “개인 의견”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김 원내대표의 뜻이 담긴 움직임이었다. 한 재선 의원은 “의총에서 이 대표 퇴진론이 공개 분출되면서 윤 후보가 굳이 이 대표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없어졌고, 이 대표도 들끓는 여론을 수습하기 위해 의총장을 찾으면서 두 사람이 극적으로 만나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당내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모양새는 아니다. 박수영 의원이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잘했다고 옹호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하자 이 대표도 “적당히 하시라”고 응수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