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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진 안철수 앞에 놓인 ‘세 가지’ 장벽

입력 | 2022-01-09 12:16:00

[김수민의 直說] 지지율 10% 돌파하며 대선 구도 재편… ‘중도 하차’ 이미지 탈피해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박해윤 기자]

신년을 맞아 실시된 대선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지지율이 10% 선을 돌파했다. 사법·가족 리스크가 없다는 점, 국회의원·정당 대표·대선 후보를 거치며 10년 여간 검증받았다는 점, 경제·과학 분야에서 어느 정도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 단 한순간도 정부·여당 인사였던 적이 없어 ‘신선한 도전자’ 이미지가 남아 있다는 점이 요인으로 보인다.

그러나 안 후보가 대선 구도를 3강 체제로 재편할지에는 의구심이 있다. 이는 안 후보가 역대 선거에서 보여준 ‘3위’ 또는 ‘중도 하차’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번에도 그에게는 세 가지 장벽이 기다리고 있다.

反국힘·反민주당 결집시켜야

첫 번째 장벽은 ‘단일화설’이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유력해 보일수록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유리하다. 국민의힘 비토층이 안 후보에게 올라타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단일화 압력은 더욱 강해진다. 안 후보가 고심 끝에 단일화를 수용한다고 치자.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은 자당 소속인 윤 후보를 선택할 테고, 안 후보 지지층 중 국민의힘 거부자는 빠져나갈 것이다. 예전에 안 후보가 겪었던 일들이다.

“정권교체를 원하지만 윤석열로는 안 된다”고 여기는 유권자는 자연스레 안 후보에게 집결할 수 있다. 그러니 “국민의힘 집권을 반대하지만 솔직히 이재명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유권자를 반드시 자신에게 합세시키는 것이 안 후보의 숙제다. 단일화 가능성에 시종 선을 긋는 것은 합리적 선택이다.

두 번째 장벽은 ‘안철수에 대한 피로도’다. 이는 그동안 포지션 이동과 거듭된 패배로 형성됐다. 이를 극복하려면 초창기 이미지로 돌아가야 한다. 20대 지지율이 먼저 올라가고 있는 것이 결정적 힌트다. 청년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을 책임 있는 정책을 선보이며 선거전과 정당 운영에서 2030세대를 전면 배치해야 한다. 이는 20대의 부모이자 과거 안 후보 지지율이 높았던 50대를 움직일 동력이기도 하다.

세 번째 장벽은 ‘소수파가 국정을 운영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다. 국민의당은 의석수가 3석에 불과하다. 40석을 차지한 2017년 대선 때와 비교해서도 한참 작은 규모다. 안 후보가 이런 조건을 이겨내려면 “거대 양당 구도를 역이용하면서 사안별 합의를 도출해 임기 초반 정국을 운영하겠다”거나 “민주당, 국민의힘의 합리적 세력을 새로이 규합하겠다” 또는 “2024년 총선에서 대역전극을 이루겠다”는 구상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1322호에 실렸습니다》



김수민 시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