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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의자, 로봇으로 진화”…체성분 분석하고 심근경색 예측

입력 | 2022-01-09 14:09:00

CES 2022
바디프랜드 부스는 관람객들로 문전성시




“안마의자는 더 이상 가구나 가전이 아닙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달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전시회 ‘CES 2022’. 100평 규모의 바디프랜드 부스는 ‘K안마의자’의 소문을 듣고 찾아온 관람객과 취재진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안마의자 최초로 고농도의 산소 공급 기능을 탑재한 ‘더 파라오 오투(O2)’에 앉아본 관람객 올리 페카 코모넨 씨는 “안마의자에 산소를 공급해 건강에 도움을 주는 아이디어가 신선하다”며 “손으로 받는 마사지보다 시원하다”고 했다.

이번에 ‘CES 2022 혁신상’을 받은 더 파라오 오투는 의료용 산소발생기에 적용되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공기 흡입구의 필터로 미리 걸러진 깨끗한 공기를 에어 컴프레서를 이용해 제오라이트 필터(Zeolite Filter)에 고압으로 통과시켜주면 높은 농도의 산소가 나온다. 현장에 있던 바디프랜드 직원은 “피로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안성맞춤”이라며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바디프랜드는 CES 행사장에 꾸린 부스에서 체성분을 측정하는 ‘다빈치’, 양쪽 다리 마사지부가 독립적으로 구동하는 ‘팬텀 로보’, 목 디스크와 근육통을 완화하는 ‘팬텀 메디컬케어’ 등 총 9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바디프랜드가 올해 상반기(1~6월) 선보일 다빈치는 생체 전기저항을 통해 사용자의 근육량, 체지방률, 체수분 등 7가지를 분석할 수 있다. 측정한 체성분 정보는 안마의자의 태블릿에 저장해 사용자에게 맞춤형으로 안마 프로그램을 추천해준다. 향후 재활치료까지 염두에 두고 개발한 ‘팬텀 로보’는 양쪽 다리가 따로 움직이며 앉는다기보다 착용한다는 느낌을 주는 제품이다.

‘팬텀 메디컬 하트’는 사용자의 심전도를 측정해 심근경색, 심부전, 빈혈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이 제품은 양쪽 손과 발 부위에 위치한 6채널 전극을 통해 생체 데이터를 수집한다. 현장에서 제품을 체험한 한 독일 관람객은 “마사지체어가 아니라 의료기기 같다. 의사에게 진료 받는 듯한 기분”이라고 했다. 혈압을 측정하고 마사지도 받을 수 있는 ‘엘리자베스 메디컬’에 앉았던 스테판 시몬스 씨는 “미래의 디지털 헬스케어를 미리 경험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오디오 전문 브랜드 뱅앤올룹슨과의 손잡고 개발한 퀀텀은 고품질의 사운드를 제공할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시스템을 적용해 목소리로 안마의자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바디프랜드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개발을 위해 최근 5년 간 800억 원을 투자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1세대 안마의자가 2세대 메디컬 디바이스로, 3세대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5년 후엔 스스로 걷거나 움직이는 마사지 로봇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 해외 시장은 바디프렌드의 블루오션이다. 의료비가 비싸고 원격의료 시장이 활발한 국가들에서 단순 안마 의자보다 각종 건강관리 기능을 접목한 헬스케어 제품이 더 주목받고 있다. 송승호 바디프랜드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안마의자가 생소했던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었다”며 “혈압과 심전도 측정이 가능한 안마의자처럼 ‘홈 헬스케어 허브’를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라스베이거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