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일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전시회 ‘CES 2022’에서는 대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의 기술과 제품도 돋보였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 참가한 스타트업은 800여 곳으로, 전체 참가한 기업(2200여 곳)의 36% 수준이다. 한국, 미국, 프랑스, 일본, 대만, 이탈리아 등 19개국에서 참여했다.
CES에서 스타트업들의 부스는 유레카 파크에 위치한다. 이곳에 자리를 확보하려면 시제품이나 양산 제품이 있어야 하고, 주최 측의 심사도 통과해야한다. 글로벌 대기업 부스 위주의 주 전시관인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일반인뿐 아니라 투자업계와 대기업 인사 등 많은 사람이 찾는다.
●헬스케어, 자율주행 등 다양한 영역에서 CES 혁신상 수상
프랑스 스타트업 ‘그랩힐(GRAPHEAL)’의 디지털 진단 테스트기 ‘테스트앤패스(TestNpass)’.
프랑스 스타트업 ‘마테오(Mateo)’의 스마트 욕실매트 ‘B밸런스’.
일본 스타트업 ‘쉬프톨(Shiftall)’이 선보인 메타버스 관련 기기.
대만 스타트업 ‘RT스트림’은 군대, 경찰, 소방활동 등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실시간 전송 바디 카메라 ‘F 시리즈’를 공개했다. F 시리즈는 오디오, 비디오, 데이터가 통합된 올인원 장치다. 모바일 비상 응답 시스템 ‘MERS’와 연결해 실시간으로 비디오 연결을 하고 다수의 사람들이 대화도 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자동차 번호판과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도 내장할 수 있다.
농업관련 로봇을 생산하는 회사 프랑스 스타트업 ‘나이오 테크놀로지스(Naio technologies)’는 포도밭에서 제초제 없이 잡초를 제거해주는 자율주행 농기계 ‘테드(Ted)’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 번 전기 충전되면 10시간동안 사용할 수 있고, 시속 5km의 속도로 하루에 5ha(헥타르)까지 처리할 수 있다. 나이오는 테드 외에도 중형견 크기의 ‘오즈(Oz)’, 무게만 1t이 넘는 ‘디노(Dino)’ 등 다양한 잡초 제거 자율주행 농기계를 출시했다.
●관람객과 소통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 독보적 기술 눈길
혁신상을 수상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행사에서 관람객과 언론의 눈길을 끈 기술을 선보인 글로벌 스타트업도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스타트업 ‘엔지니어드 아츠(Engineered Arts)’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Ameca)’를 꼽을 수 있다. 아메카는 관람객들의 질문에 대답하며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 로봇에는 차세대 AI와 머신러닝 기술로 완성된 챗봇 소프트웨어가 내장돼있다. 실리콘 피부도 미세하게 움직이고, 동작도 50가지 이상 할 수 있다.이밖에도 이스라엘 스타트업 ‘사일렌티움’은 자동차 좌석별로 다른 음향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선보였고, ‘GKI그룹’은 AI로봇 바텐더 ‘세실리아(cecilia.ai)’의 실물을 공개했다. 세실리아는 칵테일 제조법을 학습하는 한편 음성도 인식하는데, 1시간에 120잔 이상의 음료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