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석한 윤석열 후보(왼쪽)와 홍준표 의원이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9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도와주더라도 뒤에서 도와주는 형식이 맞지 앞장서서 총대 메는 바보짓을 이제 안 하려고 한다”며 선거대책본부 합류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이르면 이번주 윤 후보와 홍 의원의 공식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홍 의원이 “적극적으로 후보를 도와야 한다”는 주장에 선을 그은 것이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이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에 ‘이 당의 특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제가 27년 간 몸담은 이 당은 일이 잘되면 몇몇 내시들이 공을 독차지 하고 일이 잘못되면 한 사람에게 독박을 씌우고 내시들은 숨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서기 싫었던 탄핵 대선 때 (후보로) 나갔다가 당을 살려 놓으니 당시 상황도 무시하고 안철수와 단일화 안 해서 졌다고 덤터기 씌우는 사람들이 이 당과 한국 보수층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뒤에서 제 할 일은 할 것”이라고 했다.
2017년 대선 때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홍 의원은 득표율 24.03%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41.08%)에 패했다. 당시 3위를 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득표율이 21.41%다. 일각에서는 단일화를 통해 홍 의원과 안 후보에 대한 표심을 합쳤으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다만 홍 의원의 선대본 합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홍 의원은 현재 당 대구 지역 선거대책위원회 고문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현재는 형식적으로만 ‘원팀’이 구성된 상태지만 홍 의원이 (윤 후보 측의) 일정한 여건이 갖춰진다면 적극적으로 윤 후보 지지에 나서 실질적인 원팀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앞서 선대본부 직능본부장에 홍 의원의 경선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조경태 의원을 임명하며 홍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윤 후보가 지지율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선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2030의 표심을 얻었던 홍 의원의 합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