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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李·尹 2030 표 잡자고 젠더 갈등 조장 말라

입력 | 2022-01-10 00:00:0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7일 페미니즘 유튜브 채널인 ‘닷페이스’와 인터뷰 촬영을 한 후 당내 일각에서도 비판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 채널에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젠더 갈등을 더 부추긴다”는 것이다. 같은 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소셜미디어에 느닷없이 ‘여성가족부 해체’라는 일곱 글자를 올려 “청년들을 남녀로 갈라치기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다양한 유권자들과의 소통은 대선 후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중순 ‘광기의 페미니즘을 멈추면 이재명 후보를 기쁜 마음으로 찍겠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그런데 두 달도 지나지 않아 페미니즘 색채가 뚜렷한 채널에 출연한 것이다. 그땐 2030 남성 표심을 잡는 일이 급했고, 지금은 답보 상태인 같은 세대의 여성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여성 문제에 대해 일관된 입장이 없으니 여기 가선 이 말 했다가 저기 가선 저 말 하면서 갈등만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는 것이다.

윤 후보가 지지 기반이 취약한 2030 여성 표를 의식해 ‘90년생 페미니스트’ 신지예 씨를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깜짝 영입한 게 지난해 12월 말이다. 이후 2030 남성 지지율이 급락하자 영입 2주 만에 신 부위원장을 자진 사퇴 형식으로 정리하더니 이번엔 다짜고짜 여가부를 폐지하겠다고 한다. 왜 그래야 하는지, 여가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는 것이 기존 공약이었는데 그동안 생각이 달라진 것인지 해명도 없다. 국민의힘 내부 갈등 과정에서 이탈한 2030 남성 표심을 되찾겠다는 계산밖에는 없는 건가.

사회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을 모색해야 할 대선 후보들이 남녀 간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며 분열의 골을 깊게 하고 있으니 개탄스러운 일이다. 한 나라의 리더가 되겠다고 나선 이들이라면 민감한 젠더 갈등에 편승해 이득을 보겠다는 얄팍한 생각은 접고 청년들의 문제에 진지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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