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손흥민 이어 황의조도 부상
한국 축구에 공격 대기조 조합이 잘 구축될 수 있을까.
한국 축구대표팀 주전 공격수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말 황희찬(울버햄프턴)이 햄스트링을 다친 데 이어 6일 손흥민(토트넘)이 첼시와의 카라바오컵 4강 1차전을 뛴 후 허벅지 뒤 근육에 이상을 느꼈다. 8일에는 황의조(보르도)가 프랑스 리그1 마르세유전에서 후반 공 경합을 하다가 역시 햄스트링 쪽에 통증을 느끼며 교체됐다.
황희찬은 2월 초까지 출전이 어렵다. 손흥민의 경우,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이 “2주 동안 결장할 것 같다”고 했지만 민감한 근육 부위라 재활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회복이 되더라도 공을 만지면서 정상적으로 최고 속도로 달릴 수 있는 정도까지 끌어올리는 시간도 필요하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최소 5주 정도로 내다봤다.
8일 국내파 선수들을 이끌고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을 떠난 벤투 감독은 2주간 유럽파 공격 3인방을 대신할 조합 찾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아이슬란드, 21일 몰도바와의 평가전에서 여러 조합이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기본 골격을 크게 바꾸지 않는 벤투 감독의 스타일상 황의조의 원톱 자리에 조규성(김천)을 투입하고, 손흥민 황희찬 자리에 송민규(전북)와 이동준(울산), 권창훈(김천) 등을 내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조규성은 황의조가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1-0 승), 이라크전(3-0 승)에 출전해 장신의 제공권을 앞세워 수비를 끌고 다니며 손흥민의 공간 창출에 큰 도움을 줬다. 송민규는 최종예선에서 손흥민, 황희찬의 파트너로 5경기에 출전할 만큼 벤투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다. 손흥민이 중앙에서 처진 스트라이커로 위치를 옮긴 경기에서도 좌우 측면 포지션을 두루 소화했다. 11골을 터뜨리며 2021년 K리그1에서 주민규(제주·22골)에 이어 국내 선수 득점 2위를 차지한 이동준도 이번 훈련 활약상에 따라 ‘조커’ 이상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7일 최종예선 레바논전(1-0 승)에서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린 권창훈도 왼발 스페셜리스트로서 경쟁력이 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