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 않은…’ 연출상 등 3관왕 ‘붉은낙엽’ 신인연출상 받아 2관왕 “젠더-장애 등 사회 이슈에 대한 창작자들 문제제기 노력 돋보여”
한 가족에게 벌어진 사건을 중심으로 자기편향의 시선이 왜곡될 수 있음을 보여준 ‘붉은 낙엽’(위쪽 사진)과 남성 퀴어 서사를 평범한 청춘의 이야기로 그려낸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서울연극협회 국립극단 제공
극단 배다의 ‘붉은 낙엽’과 국립극단의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가 제58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공동 수상했다.
제58회 동아연극상 심사위원들이 7일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서 심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용훈 청운대 뮤지컬학과 교수, 임일진 인천대 공연예술학과 교수, 이경미 동아연극상 심사위원장(연극평론가), 전인철 연출가. 김옥란 극동대 연극연기학과 교수.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작품상을 받은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는 연출상(임지민)과 연기상(박용우)까지 거머쥐며 3관왕에 올랐다. ‘붉은 낙엽’도 작품상에 이어 신인연출상(이준우)을 받아 2관왕을 차지했다.
‘붉은 낙엽’은 이웃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아들을 적극 변호하던 아버지가 점점 아들을 의심해 범인으로 몰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심사위원들은 “실체와 관계없이 개개인의 입장에 따라 대상이 달리 보일 수 있다는 원작의 주제를 밀도 있게 보여줬다”며 “배우들의 연기도 연극적으로 잘 살아난 작품”이라고 말했다.
‘붉은 낙엽’으로 신인연출상을 받은 이준우 연출가는 “희곡이든 소설이든 원작을 무대에서 공간화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원작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해 무대로 구현하는 능력이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누룩의 시간’의 박은경 배우와 ‘태양’의 김정화 배우는 나란히 유인촌신인연기상을 받았다. 90여 분간 1인극을 펼친 박은경에 대해서는 “장식이 화려하지 않은 무대에서 홀로 여러 배역을 연기하며 탁월하게 극을 끌어갔다”고 말했다. 김정화는 “희곡과 인물 안에 머물지 않고 과감한 신체표현을 통해 배우의 몸이 무대에서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특별상에는 ‘장애여성공감 극단 춤추는허리’가 선정됐다. “차별받는 ‘몸’들이 억압적 질서에 대항하는 목소리를 무대로 올리는 과정을 통해 예술의 힘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시상식은 24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동덕여대공연예술센터에서 열린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