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鄭, 尹 수준” 비판에 鄭 “리스펙” 맞불 與 “鄭, 경제인으로 책임감 보여주길” 질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동작구에 있는 이마트 이수점에서 멸치와 콩을 사고 있다. 멸치와 콩의 앞 글자를 따면 ‘멸콩’. 윤 후보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멸공(공산주의 세력을 멸함) 발언을 지지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 제공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촉발된 ‘멸공’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멸공의 사전적 의미는 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자를 멸한다는 뜻이다.
정 부회장은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숙취 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라며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올렸다. 이 게시물은 폭력, 선동 등을 이유로 인스타그램 측에 의해 삭제됐다가 정 부회장의 항의로 복구됐다. 7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트위터에 “21세기 대한민국에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고 비판했고, 정 부회장은 “리스펙”이라고 맞불을 놨다. ‘리스펙’은 리스펙트(respect·존경하다)의 줄임말로, 조 전 장관을 비꼬는 반어법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방은 정치권으로 확산됐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8일 신세계그룹의 대형마트인 이마트에서 달걀, 파, 멸치, 콩 등으로 장을 본 사실을 공개하면서다. 달걀과 파를 합치면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연상시키는 ‘달파’, 멸치와 콩을 합치면 ‘멸공’과 발음이 유사해 윤 후보가 정 부회장을 우회적으로 지지했다는 것. 정 부회장은 영덕 대게 꽃게탕 사진을 올리며 “다음엔 멸치와 콩으로 맛나는 요리를 구상해 봐야겠다”고 이어 받았다. 야권에선 나경원 전 의원이 이마트에서 멸치와 약콩, 자유시간을 사며 장을 보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멸치와 콩에 달걀말이를 곁들인 식사 사진을 공개하는 등 ‘멸공 인증’ 릴레이가 벌어졌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