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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코로나 먹는 알약 ‘직구’ 등장… 식약처 “매매 불법”

입력 | 2022-01-10 03:00:00

인터넷서 ‘머크社 복제약’으로 판매
인도 업체가 제조… 성분 확인 안돼
“무허가 의약품… 수사 의뢰 검토”



MSD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 로이터=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먹는 치료제를 ‘해외 직구(직접 구매)’해 판매하는 업체가 등장했다. 이 약들은 국내 사용 승인이 나지 않아 사고파는 것 모두 불법인 데다 약 성분도 확인되지 않아 구입하면 안 된다.

인터넷 쇼핑몰 A 업체는 미국 머크(MSD)사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이름을 붙인 약품 2종을 9일 현재 박스당 각각 11만 원과 13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 업체가 밝힌 이 약들의 제조사는 머크가 아닌 인도의 제약사들이다. 몰누피라비르와 같은 성분의 약을 인도 회사들이 제조한 ‘복제약(제네릭)’이라는 취지다. 머크는 지난해 10월 저개발국가에 약을 보급하기 위해 복제약 생산을 허가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9일 “이 업체가 파는 약품이 정식 몰누피라비르 복제약인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업체가 판매하는 약들이 정식 복제약이 맞다 하더라도 국내 매매는 불법이다. 국내에서 품목 허가나 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무허가 의약품’이란 점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복제약을 국내에서 사용하려면 원제품과 별도로 사용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한 전문의약품을 약사가 아닌 사람이, 약국이 아닌 곳에서 파는 것도 불법이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속 차단을 요청하고, 자체 조사를 거쳐 수사 의뢰를 검토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약을 절대 구입하거나 복용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 교수는 “정식 허가 절차에 따라 들여온 약이 아닌 경우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구제받을 길이 없다”며 “특히 몰누피라비르는 암, 기형 등 부작용 우려도 있는 만큼 전문가 처방 없이 사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