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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중 카드사간 ‘오픈페이’가 시작된다. 한 카드사 앱에서 다른 경쟁사 카드도 등록해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일단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의 간편결제에 카드사들이 함께 맞대응하겠다는 취지지만 어느정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각사 간편결제시스템을 개방해 다른 금융기관 결제 수단을 추가할 수 있게 하는 ‘오픈페이’를 추진 중이다. 우선 신한·KB국민·롯데·하나·BC카드가 참여할 전망이다.
현재 각 카드사가 제공하는 간편결제 전용 애플리케이션은 자사 카드 결제용으로만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KB국민카드의 ‘KB페이’에서는 국민카드만 등록할 수 있다. 그런데 오픈페이를 시작하면 KB페이에서 신한카드, BC카드 등도 등록해 쓸 수 있게 된다.
개발에 참여한 8개사 중 신한·KB국민·롯데·하나·BC는 모바일실무협의체에 전문분과를 개설하기로 했다. 이들은 각사 사정에 맞춰 표준규격을 기반으로 개발하는 한편 오픈페이 효과에 대한 분석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현대카드는 일단 진행상황을 지켜보고 오픈페이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카드도 내부적으로 오픈페이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서로 경쟁하던 카드사들이 손을 잡은 것은 카카오와 네이버 등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는 현재 카드사들과 제휴를 맺고 빠르게 성장하며 금융 플랫폼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일평균 5590억원으로 전년 하반기 대비 12.5% 늘었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전자금융업자 영향력은 확대되는 추세다. 간편결제 시장 내 전자금융업자 비중은 2019년 상반기 37%에서 2021년 상반기 49%까지 늘었다.
카드업계에서도 카드사끼리 결제서비스를 개방하는 것만으로는 빅테크와 맞붙었을 때 승산이 크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네이버 페이는 플랫폼 지배력을 기반으로 파격적인 포인트 적립 혜택을 주는데 상대적으로 고객 접점이 약한 카드앱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일부 중소형 카드사들은 오픈페이에 참여했다가 괜히 대형 카드사에게 고객만 뺏길 수 있다는 판단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많은 카드사가 참여해야 오픈페이도 의미가 있는만큼 일단 카드사들이 공동으로 빅테크에 대응하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빅테크들이 자체 선불충전금 뿐 아니라 고객들이 보유한 카드까지 전부 등록해서 쓸 수 있게 하는 상황에서 카드사가 각사의 이해관계만 이야기하면서 각자도생할 때가 아니라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며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경쟁력 확보도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