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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열사 곁으로…배은심 여사 빈소 이틀째 추모 발길 이어져

입력 | 2022-01-10 15:08:00

송선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오후 광주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 빈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2022.1.10/뉴스1 © News1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의 빈소에 각계 인사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10일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배 여사의 빈소에 송선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장이 찾아 조문했다.

헌화와 분향을 마친 송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화운동을 하는 모든 분에게 힘과 용기를 주셨던 분”이라고 배 여사를 회고했다.

이어 “갑자기 떠나셔서 한없이 슬프고 괴롭다”며 “남은 사람들이 어머님이 못다한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날 영화 ‘1987’에서 이한열 역을 맡은 배우 강동원씨가 빈소를 찾은데 이어 이날 ‘1987’을 연출한 감독 장준환씨도 조문했다.

장씨는 “연세대 앞에서 아드님이 쓰러지신 뒤 30여년간을 치열한 투사로 살아오신 어머님”이라며 “이제는 편안하게 쉬시면서 아드님과 못다한 얘기 많이 나누셨으면 좋겠다”고 애도했다.

배 여사의 특별한 기억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인사드리러 광주 집에 갔을 때 배우 강동원씨와 김태리씨를 바라보던 따뜻한 눈빛이 기억에 남는다”고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1970년 노동환경 개선 등을 촉구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씨도 빈소를 찾았다.

전씨는 “다시 그날을 기억할 수 밖에 없다”며 “젊은 사람들이 ‘호헌 철폐, 군부 독재 물러가라’ 외치던 그 목소리를 잊을 수가 없다. 뿌연 최루탄 연기 속에 이한열이 외치던 그 목소리를 잊을 수 없다”고 흐느꼈다.

김희중 천주교 광주대교구 대주교도 조문을 마친 뒤 “우리 조국이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목숨을 바쳐주신 애국지사와 민주열사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이루지 못한 나머지를 남아있는 이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며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삼가 명복을 빈다”고 했다.

김 대주교에 앞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도 조문을 하며 유족들과 인사하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날 오전에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조문한 뒤 “피를 흘리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희생이 없는 민주국가가 되는 꿈을 다시금 새겼다”며 “배 여사를 잊지 않고 추모하겠다”고 말했다.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 여사는 지난 3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려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았다.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쓰러져 전날 소생하지 못했다.

이한열 열사는 1987년 민주화 운동 중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숨졌고, 이를 기점으로 민주화 열망은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졌다. 배 여사는 아들이 숨진 뒤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한편 배 여사의 장례식은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11일 오전 9시이며 광주 망월동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