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마셔…아낀다” 女승객 번호 몰래 저장해 문자한 대리기사

대리 기사가 한 여성의 번호를 알아낸 뒤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 메시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갈무리)© 뉴스1

대리 기사가 한 여성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낸 뒤 지속적으로 연락했다는 사연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정신 나간 대리기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남 얘기 같던 일이 발생해 자문을 얻고자 글을 쓴다”며 결혼을 전제로 교제 중인 여자친구가 겪은 일이라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여자친구는 연말에 지인과 술을 마신 후 대리를 불러 집에 왔다. 당시 대리는 여자친구 지인이 불러 기사에게 연락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 날, 모르는 번호로 여자친구에게 문자가 왔다.

문자 메시지에는 “어이구 이 녀석아. 힘든 일이 있어도 집은 찾아갈 정도로 적당히 마셔야지”라며 “앞으론 짜증 나는 일이 있어도 적당히 마시기. 알겠지? 기사 아저씨 드림”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어 “혼내려는 건 아니고 아끼기 때문에 잔소리를 한 건데 오해를 한 것 같다”면서 “기분 상했다면 사과할게. 미안. 행복한 하루 되렴”이라고 덧붙였다.

알고 보니 문자 메시지를 보낸 이는 대리기사였다. A씨는 “여자친구 집에 도착해 주차한 뒤 차량에 적힌 번호로 연락한 것이었다. 너무 소름이었고 제정신이 아니구나 싶었다”며 대리 기사와 직접 통화했다고 밝혔다.

A씨는 여자친구를 아내라고 소개하며 “제 아내가 원치 않는 연락일 수 있는데 왜 초면에 반말하면서 연락하냐”며 “기사를 하면서 사심이 있으면 이런 식으로 연락처를 알아낸 뒤 연락하냐. 프로페셔널하게 일하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대리 기사는 “결혼한 줄 몰랐다”고 사과한 뒤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결혼했을 거란 생각도 못 했다. 때론 반말이 가족, 절친 같은 사람에게만 쓰는 극존칭이니 기분 상했다면 사과드린다. 남편분께도 오해 푸시라고 전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대리 기사의 연락은 계속됐다. A씨는 “다른 번호로 대리 업체 직원 같은 사람이 사과했다. 알고 보니 동일 인물이었고, 이 기사가 투폰을 사용한 것이었다”며 분노했다. 기사는 직원처럼 위장해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 다른 고객님 클레임 건 때문에 전화한다는 게 고객님께 전화를 드렸다. 양해 바란다”면서 “늘 배려해주셔서 감사하다. 행복한 주말 보내라”고 메시지 보냈다.

A씨는 대리 기사를 향해 “기분이 상당히 불쾌하고 안 좋으니까 한 번만 더 이런 연락 하면 강력 대응하겠다. 마지막 경고”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A씨는 “세상은 넓고 또XX는 많다지만 직접 겪으니 사뭇 다르다. 어떻게 조치를 취할지 조언 좀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꼭 경찰에 신고하라”, “블랙박스 영상 돌려봐라. 운행 중 기사가 무슨 짓 했을지도 모른다”, “선 넘었다. 스토킹 처벌법 고려해봐라”, “대리 업체에 연락하면 6개월 배차 제한 들어갈 거다”, “잠재적 성범죄자 같다” 등 분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