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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우크라 담판’ 시작부터 평행선

입력 | 2022-01-11 03:00:00

美 “우크라 나토 가입, 선택의 자유”
러 “동유럽서 나토병력 철수 먼저”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10일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 담판을 위한 전략안정대화(SSD)에서 만났다. 하지만 러시아가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에 배치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병력 철수부터 요구하고 나서면서 출발부터 팽팽한 신경전으로 흘렀다.

이날 담판에 앞서 전날 셔먼 부장관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럅코프 차관은 국방부 차관과 함께 제네바 미국대사관에서 2시간가량 ‘2+2 실무 만찬’을 했지만 이견만 노출했다. 미 국무부는 “셔먼 부장관이 주권과 영토 보전, 주권국가가 동맹을 선택할 자유에 대한 미국의 결의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또 “유럽 동맹 및 파트너들 없이 유럽 안보 문제를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라는 러시아 요구에 선을 그었다.

럅코프 차관은 만찬 뒤 “(10일 회담에서) 다가올 이슈들의 핵심 논의에 바로 돌입할 것이기 때문에 회담은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했다. 나토 동진(東進) 중단 등에 대한 미국의 확약을 요구하며, 별 소득이 없다면 연쇄 회담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 12일에는 나토-러시아위원회(NRC), 13일에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러시아 간 회담이 이어진다.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가를 연쇄 회담 전초전부터 미-러가 격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극적인 타협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러시아의 침공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9일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나토는 유럽에서의 새로운 무력 충돌에 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도 러시아 제재 준비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NSC)은 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 등 대(對)러 강경파들과 화상회의를 갖고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10일 잇단 방송 인터뷰에서 “회담에서 돌파구가 생기리라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목표는 옛 소련 지역 국가들을 다시 러시아 세력권으로 두는 것”이라며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대결을 선택한다면 우리는 매우 단호하게 다룰 준비가 돼있다”고 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