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사흘째 거부 반응 없이 회복 중
이식 수술을 집도하는 의료진들. 뉴시스
미국에서 의료계 최초로 돼지의 심장을 인체에 이식하는 수술이 집도됐다. 그 결과 이식받은 환자는 사흘째 아무런 거부 반응 없이 회복 중으로 동물 장기 이식 수술의 첫 성공을 앞두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 의과대학은 10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8일 (이식 수술이) 실시됐으며, 동물의 심장이 즉각적인 거부반응 없이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줬다”고 발표했다.
8시간의 심장 이식 수술을 집도한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는 “심장 박동도 있고, 혈압도 정상적이며 제대로 작동한다. 완전히 그의 심장이 됐다”며 “(수술 성공에) 매우 흥분된다”고 했다.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 뉴시스
동물 장기 이식 수술 시 가장 큰 문제는 즉각적인 거부 반응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수술에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세포 내 당(알파갈)을 제거한 돼지의 심장이 사용됐다. 알파갈은 돼지 장기 표면에 있는 단백질로, 인간의 면역 체계가 이를 공격하기 때문에 이식 수술 시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돼지 심장 판막이 사람에게 사용되거나 돼지 피부가 화상 환자에게 이식된다고 알려진 바 있지만, 이처럼 돼지의 심장이 일반 환자의 몸에 들어가 작동하는 것은 처음이다.
외신들은 이번 사례를 “장기 이식 분야의 새로운 역사”라고 조명했다.
이날 AP통신,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에 십수만 명의 환자가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만큼 아직 최종 성공 여부를 알기엔 이르지만, 동물 장기 이식에 대한 의료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인해 이루어진 성과라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에선 약 11만 명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으며 매년 6000명 이상의 환자들이 장기 이식을 받기 전에 사망한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