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아일보 DB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정치권의 이른바 ‘멸공’ 논란을 거론하며 “‘멸공’이란 단어가 마음에 안 든다고 그 낱말을 사용할 타인의 권리를 빼앗아도 되는가?”라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멸공’이란 단어가) 마음에 안 들면 그냥 ‘난 동의하지 않는다’ 혹은 ‘난 그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개인이 농담 한 마디 한 것을 확대해석해 억지 명분을 만들어 상대를 공격하는, 저 속 들여다보이는 80년대 운동권 수작에 호응하는 명분 깡패들이 이렇게 많다”고 덧붙였다.
또 “그러는 너희들은 훈련소에서 ‘멸공의 횃불’ 안 불렀냐? 꼬우면 그때 항의를 했어야지. 진심으로 그게 그렇게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군가 목록에서 그 노래 없애자고 하라”고 강조했다.
사진=진중권 페이스북 캡처
그는 이번 논란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서 시작된 ‘해석학적 참사’라고 언급했다. 전날 그는 “멸콩이 대선 최대의 어젠다. 봉숭아학당을 보는 듯”이라며 “색깔론은 무슨 색깔론. 그냥 농담 한마디 한 거 가지고. 적당히 하라”고 쓴소리를 했다.
앞서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53)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연이어 ‘멸공’을 적은 게시물을 올렸다. 이에 조 전 장관은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며 정 부회장을 저격했다. 정 부회장은 이를 다시 캡처해 올리면서 ‘리스펙’이라는 해시태그를 남겼다.
여권에서는 윤 후보가 적은 해시태그 단어들의 첫 글자를 딴 ‘달파멸콩’이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후보를 겨냥해 “모 유통업체 대표의 철없는 멸공 놀이를 말려도 시원찮은데 (야당이) 따라 하고 있다”며 “대놓고 일베놀이를 즐기며 극우와 보수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앞으로 스타벅스 커피는 마시지 않겠다”며 불매운동 글을 올렸다. 조국 전 법무장관은 “국힘(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정치인들의 ‘달-파-멸-콩’ 일베(일간베스트) 놀이”라며 “뿌리가 어디인지 보여준다”라고 언급했다.
윤 후보는 마트에서 멸치와 콩 등을 산 것을 두고 이념적 해석이 나오는 것에 대해 “가까운 마트에 가서 필요한 물건을 산 것뿐”이라는 반응을 10일 보였다.
송영민 동아닷컴 기자 mindy5941@donga.com